中, 최악 실업률 속 ‘톈안먼’ 36주년 한 달 앞…공산당 “청년 관리” 강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청년들 잘 관리” 전국 당조직에 당부
1989년 6월 톈안먼 시위…시작은 경제침체로 인한 실업률 급등
전문가 “중국 청년들, 코로나 사태 이후 VPN 통해 진실 접해”
중국 사회가 심상치 않다. 경제난과 청년 실업, 사회 불만이 누적되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갑작스럽게 ‘청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만의 중국 문제 전문가는 “중국 공산당의 청년층에 대한 통제력이 그 어느 때보다 약해져 있다”며 “대규모 청년 운동의 조짐을 알아채고 통제 강화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톈안먼 광장에 모여든 대학생과 시민들을 탱크와 군대로 탄압했던 1989년 6월 4일 ‘톈안먼 사태’ 36주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대만 국립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라이룽웨이(賴榮偉) 박사는 26일 에포크타임스에 “청년 실업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중국 공산당이 체제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 박사가 이런 주장을 내놓은 것은 전날(2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시진핑 총서기가 발표한 ‘중국청년운동의 시대적 주제에 관한 중요 담화’에 대한 심층 이해>라는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청년 관리’를 공론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기고문은 중국청년정치학원(공산주의 청년단의 사상 연구기관) 니방원(倪邦文) 교수가 쓴 것으로, 약 4800자에 걸쳐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이론을 분석하고 이를 청년 운동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탐색했다.
글은 “공산당은 늘 청년층의 에너지를 사회 혁명(진보)에 잘 활용해 왔다”고 규정하면서 “앞으로도 청년들을 잘 조직해 당의 목표 달성에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공산주의 청년단 단원들은 물론, 대다수 청년들에 대한 정치적 지도를 우선시하여 사회주의 후계자로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늘 청년층을 선동해 과격한 사회 변혁을 추진해 왔다. 중국 사회를 수십 년 퇴보시킨 문화대혁명 역시 마오쩌둥을 맹목적으로 추종한 청년, 청소년 홍위병들이 가져온 재앙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청년들이 중국 공산당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게 라이 박사의 지적이다. 그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주축도 청년이었고, 가까운 2022년에는 대학생들이 코로나19 통제에 저항하며 ‘백지 시위’를 벌였다. 청년들은 중국 공산당에 저항하는 세력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은 경제가 무너지면서 청년 실업률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공산당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반발하며 관세 전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국민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청년층의 열정을 문화를 파괴하고 독재 권력을 강화하는 데 악용해 왔지만, 거듭된 정책 실패로 이제는 청년들의 힘을 두려워할 처지에 놓였다. 그래서 모든 공산당 조직을 향해 청년 통제 강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청년 운동, 대규모 민중 시위의 기폭제 될 수 있어”
중국 공산당이 청년 관리를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청년들의 시위가 더 커다란 민중 운동을 촉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사회는 경제 추락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불만 여론이 ‘압력솥’에 비유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 3월 16.9%로 집계됐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들은 없다. 체감 실업률은 적어도 30~40%에 달한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일자리를 찾아 외국에 남으려 한다.
미국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24년 3분기(7~9월) 중국 반체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분기 반정부 시위는 외부에서 확인된 것만 937건이며 이 중 41%가 노동자들이 일으킨 시위였다. 나머지는 건설사 부도 등에 항의하는 주택 구매자들(28%), 지방 관리 부패 등을 폭로하는 농민(12%) 등이었다(보고서 링크).
1989년 6월 톈안먼 시위 역시 지도부는 명문 베이징대 학생들이었지만, 시위 출발점은 노동자들이었다. 1988~1989년 중국 경제가 침체되자, 학생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실업률이 급등했고 부당한 근로 조건에 항의하는 청년 노동자들이 5월부터 베이징 광장에 집결했다.
세상은 톈안먼 시위를 학생 시위로 기억하고 있으나, 이는 일부일 뿐 시위대 대부분은 경제난에 항의하는 청년 실업자, 노동자들이라는 게 톈안먼 시위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아직 분출되진 않고 있지만, 중국 청년들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상사설망(VPN)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중국에서는 2009년 무렵부터 VPN을 통해 공산당의 차단 장벽을 피해 해외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청년 세대가 급증했다.
사이버 보안 업계에 따르면, 2022년 코로나19 봉쇄 이후 최소 4000만 명, 최대 1억 명 이상의 중국인이 코로나19 상황을 알아보려 VPN을 통해 외국 매체에 접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고스란히 공산당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한 보안 전문가는 “중국 청년들은 톈안먼 사태에 대해 잘 모른다. 어떤 업체들은 톈안먼 광장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VPN을 홍보하기도 한다. 자기네 나라 수도 한복판에서 정권의 끔찍한 학살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 청년들이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 VPN을 유료 등록한다는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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