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한미, ‘관세 폐지 패키지’ 합의…대선 이후 협상 마무리될 듯

2025년 04월 25일 오전 11:56

7월 8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 전 협상 성사 목표
양국 간 온도 차…韓 “차분한 논의” 美 “빠른 진전”

한미 양국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첫 고위급 2+2 통상협의에서 오는 7월 초까지 관세 폐지와 산업협력 등을 포함한 포괄적 ‘7월 패키지(July Package)’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합의는 한국의 6월 3일 대통령선거 이후 출범할 새 정부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 간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1시간 10분 동안 협의를 진행했다.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최 부총리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전까지 관세 폐지를 포함한 협의를 마무리하는 데 양측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협의에서 한미는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향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며, 이에 기반한 포괄적 합의 도출을 목표로 협의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

한국은 특히 미국의 자동차 25% 관세 재부과 조치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다”며 “미국의 상호관세와 품목관세 부과가 양국 간 경제협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강조하고, 관세 면제와 예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안덕근 장관은 에너지 안보와 조선업 분야에서의 상호 기여 방안을 제안하며, 양국 교역의 지속 가능성과 균형성을 강조했다. 미국이 최근 중국산 선박에 대한 제한을 강화함에 따라, 한국 조선업계가 대체 공급자로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협의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나, 미국 측은 빠른 협상 진전을 원해 양국 간 다소 입장 차이를 보였다는 전언이다.

베선트 장관은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회의를 가졌다”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기술적 조건 논의를 시작하고, 양해에 기반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최선의 제안을 가져왔다. 우리는 그들이 이를 이행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협의의 출발점에서 논의 과제를 좁히고 일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데 의미가 있다”며 “신속한 협의가 성사된 데 양측 모두가 환영했으며, 공동보도문은 없었지만 차분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의견이 오갔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의에 따라 양국은 산업부와 USTR 간 실무 협의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며, 5월 15일부터 이틀간 한국에서 열리는 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그리어 대표와 고위급 협의도 예정돼 있다. 환율 정책은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 간 별도 채널을 통해 논의될 예정이다.

최 부총리는 “한국의 정치 일정과 통상 관련 법령, 국회와의 협력 필요성 등 다양한 고려사항이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고, 미국도 이를 이해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측은 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무역·투자·조선·에너지 등과 관련한 협력 의지와 비전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7월 8일 관세 유예 종료 전까지 실질적인 성과 도출을 목표로 협의를 가속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