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에도 견조한 미국 제조업…성장 회복세

4월 23일(이하 현지 시간) S&P 글로벌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은 4월에 공장 생산량과 신규 주문이 상승하며 완만하지만 의미 있는 개선 징후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 데이터와 함께 이날 발표된 이 보고서는 미국의 산업 부문이 관세 관련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S&P 글로벌의 미국 제조업 잠정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월에 50.7로, 3월의 50.2에서 상승해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확장과 수축을 구분하는 중립선인 50 임계치를 약간 상회했다.
공장 생산량도 성장세로 돌아서서 이전 달의 수축세인 48.6에서 50.2로 상승했다. 개선 속도는 비록 완만하지만, 제조업이 강한 국내 수요 덕분에 변동성이 큰 환경에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데이터는 트럼프 정부가 오랫동안 쇠퇴해온 미국의 산업 기반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광범위한 관세정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략은 무역 적자를 줄이고, 생산 거점의 본국 회귀를 장려하며, 늘어난 관세 수입을 통해 감세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록 이 정책이 시장을 동요시켰지만, 동시에 원자재 조달 방식을 변화시키고 국내 제조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S&P 글로벌 보고서는 “관세가 일부 사례에서 국내 고객으로부터 새로운 수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무역 정책으로 인해 해외 판매가 감소했다”고 언급하며, 전체적인 공장 주문 증가가 수출 주문 감소로 인해 제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재고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공산품의 배송 시간이 다시 한번 길어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공급망이 더 바빠진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장 고용은 지난 10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는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기업 심리는 계속해서 악화되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의 미래 생산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원자재 비용, 공급 차질, 수출 수요 약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여 지난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조업체들은 보호무역주의의 장기적 이점에 대해 낙관론을 표현했다.
S&P 글로벌 보고서가 보여주는 다소 밝아진 제조업 상황은 연방준비제도의 최신 베이지북에서도 나타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3월 이후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전 영역에 걸쳐 만연해 있다. 12개 구역별 연방준비은행 대부분이 제조업 활동이 정체되었거나 혼합된 상태라고 설명했지만, 달라스, 미니애폴리스, 필라델피아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완만한 개선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제조업, 건설업, 소매업 분야의 관계자들은 사업 확장과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을 추가로 고용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여러 지역 연준은 기업들이 무역 정책과 경제의 방향에 대한 명확성 부족으로 인해 고용을 일시 중단하거나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일부 지역에서 노동력 공급이 개선된 것으로 보였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웠으며, 미온적인 수요와 상승하는 비용 속에서 기업들이 해고를 준비하고 있다는 ‘산발적’인 보고가 있었다.
가격 압력 또한 중심적인 우려 사항으로 부상했다. S&P 글로벌 보고서는 제조업체들이 매기는 평균 가격이 4월에 거의 2년 반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관세 관련 비용 증가, 공급 제약, 그리고 높아진 임금의 조합으로 인한 것이다. 원자재 비용 인플레이션은 2022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수요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해야 하는 제조업체들이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이다.
S&P 글로벌의 수석 경제학자 크리스 윌리엄슨은 성명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필연적으로 더 높은 소비자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경기 둔화로 부양이 필요한 시점에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낮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동안 가격 압력이 커지는 것은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완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든다. 4월의 종합 PMI 수치는 1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트럼프는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촉구했지만, 연준 관계자들은 관세의 영향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 이후 결정하겠다고 대응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