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FDA, 인공식품색소 2종 사용 금지…나머지 색소도 단계적 퇴출 예고

2025년 04월 23일 오후 9:40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이하 현지 시간) 인공 식품 색소를 미국 식품 공급망에서 제거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FDA는 현재 핫도그와 소시지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시트러스 레드 넘버 2’와 ‘오렌지 B’ 등 합성 색소 2종을 금지한다며 2026년 말까지 나머지 색소들도 기업들과 협력해 단계적으로 퇴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DA 국장인 마티 마카리 박사는 이날 워싱턴D.C.의 휴버트 H. 험프리 빌딩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50년 동안 미국 아이들은 점점 더 많은 합성 화학물질이란 독성 수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카리 박사는 한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인용해 식단 속 인공 색소가 3세, 8세, 9세 아동의 과잉행동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제이 바타차리야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도 참석해 발언했다.

케네디 장관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운동에 참여한 어머니들이 포함된 청중 앞에서 “바타차리야 원장이 다른 식품 첨가물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식음료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미국의 소비자브랜드협회(CBA)와 국제식품첨가물협의회(IFAC)는 FDA의 이번 결정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FDA는 현재 식음료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 색소 8종을 제조업체가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석유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FDA는 지난 1월 잠재적인 발암 우려를 이유로 아홉 번째 색소인 ‘레드 넘버 3’의 사용을 금지했으나 식품 제조업체들이 이를 중단할 기한은 2027년 1월까지로 정했다. 이에 대해 마카리 박사는 “기업들이 더 빨리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DA가 2023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한 웹페이지들에 따르면 인공 식품 첨가물은 FDA 규정에 따라 사용될 경우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명시돼 있다.

한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과학적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대부분의 아동은 색소가 포함된 식품을 섭취해도 부작용이 없지만 일부 아동은 특정 색소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근거도 존재한다.”

다른 FDA 문서에는 인공 식품 첨가물이 가려움,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올해 초 펩시코, 타이슨 푸드 등 주요 식음료 기업의 경영진들과 가진 회의에서 케네디 장관은 향후 2년 이내에 인공 색소를 식품에서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펩시코 측은 “소비자들에게 더 자연적인 원료를 사용하고 합성 색소를 배제하며, 설탕·지방·나트륨 함량을 줄인 식음료를 포함해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슨 푸드 측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케네디 장관은 FDA가 인공 색소 제거 계획을 발표한 날 “우리와 함께 협력해 온 식품업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케네디 장관은 식품업계가 관련 연구를 억눌러왔다고 비판하며 FDA와 함께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립보건원(NIH)이 첨가물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지나치게 제한된 방식으로만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자들은 아직까지 식품업계와 인공 색소에 대한 공식적인 합의를 체결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카리 박사는 “우리에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있다”면서 “우선은 우호적으로 시작하자”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자사 제품에서 인공 색소를 제거해 왔다. 예를 들어 크래프트는 지난 2014년 자사 마카로니 치즈 제품에서 인공 색소를 제거하고 파프리카, 강황 등 향신료로 대체한 바 있다.

마카리 박사는 “아이들의 만성 질환 유행을 초래하는 데 단 하나의 원인 물질만 있는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해 석유 기반 인공 색소를 식품 공급망에서 제거한다고 해서 미국 아이들이 당장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중요한 첫걸음이다.”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