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의 시선’으로 본 경복궁…교태전 특별 개방

경복궁 교태전 복원 30주년 맞아 특별 개방…왕비의 삶을 따라가는 시간여행
경복궁 중심부에 위치한 교태전이 복원 30주년을 맞아 일반에 특별 개방된다. 교태전은 조선 시대 왕비의 침전(寢殿)으로, 일제강점기 철거된 뒤 1995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올해로 복원 30주년을 맞이한 것을 기념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소장 조규형)는 오는 5월 8일부터 6월 27일까지 교태전 내부를 일반에 특별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개방은 쾌적하고 안전한 관람환경 조성을 위해 일반 성인 대상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관람은 매주 수・목・금 하루 10회차씩 회당 20분간 자유 관람 형식으로 운영된다. 회차별 정원은 15명으로 제한되며, 4월 30일 오후 2시부터 궁능유적본부 누리집(royal.khs.go.kr)을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교태전 관람은 무료이나 경복궁 입장료는 별도로 부과된다.

이번 특별 개방에서는 왕비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가 준비됐다. 교태전 대청에는 지난해 공개된 화조도와 원후반도도의 모사도가 전시된다. 두 작품은 각각 앵무새 한 쌍의 다정한 모습, 어미 원숭이와 새끼들의 화목한 정경을 담고 있으며, 부벽화 형식으로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온돌방에는 왕비의 일상용품을 재현한 유물이 전시돼 당시 생활상을 상상해 볼 수 있다.

특히 교태전의 부속 전각인 건순각의 내부는 이번에 처음 대중에 공개된다. 교태전과 건순각을 잇는 회랑에서는 개방된 창호를 통해 왕비의 정원인 아미산을 색다른 시각에서 조망할 수 있다. 건순각에 들어서면 부벽화 속 동물들이 안내하는 상상의 세계를 담은 실감영상 체험이 펼쳐진다. 또한 동물들과 소통하며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공간 개방을 넘어 왕비의 일상과 문화, 감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경복궁관리소는 “교태전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미적 아름다움을 국민께 널리 알리고, 앞으로도 교태전과 연계된 관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특별 개방은 관람객에게 조선 왕실 문화의 진면목을 체험할 소중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