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행정부, 코로나19 웹사이트 내용 변경…“중국 연구소에서 발병 시작” 명시

2025년 04월 19일 오후 4:17

트럼프 행정부는 18일(이하 현지 시간) 백악관의 코로나19(COVID-19) 웹사이트 내용을 수정해 해당 바이러스의 실제 기원이 중국 우한(武漢)의 한 연구소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포함시켰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의 문제와 관련해 여러 단체 및 개인에게 책임을 돌렸다.

애나 켈리 백악관 공보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변경 사항을 사실상 확인하며 백악관의 covid.gov 웹페이지 링크를 공유했다. 해당 웹페이지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당시까지는 코로나19 검사 키트 주문, 백신 접종, 치료제 안내, 장기 코로나 증상 및 정보 등을 제공하는 용도로 운영됐었다.

하지만 지금은 해당 페이지에는 ‘실험실 유출(LAB LEAK)’, ‘코로나19의 진짜 기원(The true origins of COVID-19)’이란 문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의 이미지가 표시되고 있다.

웹페이지 하단으로 내려가면 지난 2022년 정부를 떠난 전 백악관 코로나19 자문위원 앤서니 파우치 박사와 그 외 인물 및 단체들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비판하며 “파우치 박사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에 대한 이론을 축소하거나 폄하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실린 한 연구가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불신하게 만드는 데 부당하게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웹사이트는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우한은 중국 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 관한 최고 권위 연구소가 위치한 곳으로 이 연구소는 ‘기능 강화 실험(유전자 변형 및 병원체 강화 실험)’을 생물안전 수준이 미흡한 환경에서 수행해온 전력이 있다.”

또한 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우한의 실험실 연구원들이 2019년 말, 즉 우한의 한 재래식 시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기 몇 달 전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아팠던 정황이 있다고 언급돼 있다.

이 실험실은 안전하지 못한 실험 관행과 논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해 온 이력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과학적 기준으로 거의 모든 측면에서 볼 때 자연 발생에 대한 증거가 있었다면 이미 드러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에포크타임스는 백악관 발표가 난 당일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와 파우치 박사 양측에 입장을 요청했으나 파우치 박사는 아직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과거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자사의 자금이 우한에서의 기능 강화 연구(gain-of-function research)에 사용됐다는 주장을 부인했으며, 코로나19는 실험실이 아닌 자연적인 기원을 가졌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성명에서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수행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는 팬데믹을 유발할 수 없었다.”

이어 하원 공화당이 발표한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최종 보고서에 대해서는 정치적 동기가 깔린 주장이라며 비판했다.

같은 해 6월 파우치 박사는 미 하원 청문회에서 자신이 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이론을 억압하거나 통제한 적이 없으며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 영향을 준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패널 앞에서 “저는 분명히 여러 차례에 걸쳐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개념 자체가 음모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음모론이 된다는 건 그 주제를 왜곡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마치 실험실에서 유출됐고, 내가 제이슨 본처럼 CIA에 투입돼 ‘실험실 유출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과 같다”고 했다.

백악관은 세계보건기구(WHO)를 향해서도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전면적인 실패(abject failure)’를 했다고 비판했다. 유엔 산하의 이 보건기구가 중국 공산당의 압력에 굴복해 국제기구로서의 의무보다 중국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WHO에서 탈퇴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WHO와 진행 중이던 팬데믹 조약 협상도 중단했다.

지난 2021년 WHO는 코로나19가 우한 실험실에서 일반 시민으로 전파돼 팬데믹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 “극히 가능성이 낮다”고 발표했고 이는 실험실 유출설을 일축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뒤 WHO는 이 이론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WHO 전문가 그룹은 지난 2022년 6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핵심 자료들이 여전히 부족하다. 향후 입수 가능한 모든 과학적 증거에 대해 열린 자세를 유지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모든 합리적인 가설들을 포괄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한편 미국 정보당국은 코로나 팬데믹의 기원에 대해 여러 해에 걸쳐 다양한 평가를 내놓았지만 지금까지도 ‘자연 발생설’과 ‘실험실 유출설’ 사이에서 의견이 분열돼 있다.

지난 1월 26일 미 중앙정보국(CIA)은 언론에 최근 검토 결과를 전달하며 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해 “실험실 유출설이 자연 발생설보다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지만 “해당 평가에 대한 신뢰도는 낮다(low confidence)”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약 2미터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 조치,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같은 방역 조치들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자의적(arbitrary)’이었다고 지적하면서 파우치 박사 본인조차 해당 지침이 “그냥 갑자기 생겨난 것처럼” 언급한 사실을 인용했다.

백악관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마스크가 미국인을 코로나19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한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었다. 공중보건 당국은 마스크의 효능에 대해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입장을 오락가락했고 이로 인해 대중의 불신이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2020년 시작된 장기적인 봉쇄 조치는 미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어린이들의 건강에 큰 악영향을 끼쳤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이 기사에 AP가 기여했습니다.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