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시진핑 자료실은 부당”…서울대 트루스포럼, 폐쇄 촉구 기자회견 개최

2025년 04월 16일 오전 9:00

학생·시민 등 2000여 명 서명 전달
나경원 의원 ‘샤프 파워 침투’ 현실화에 대응 촉구

15일 오후, 서울대 관악 캠퍼스 정문 앞에서 보수 성향 청년단체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주최한 ‘시진핑 자료실 폐쇄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트루스포럼 회원과 일반 시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함께해 서울대 당국을 향해 해당 자료실의 폐쇄를 촉구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본관 2층에 위치한 ‘시진핑 기증도서 자료실(시진핑 자료실)’은 2015년 10월 13일 개관했다. 2014년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서울대를 방문해 강연을 하면서 중국 관련 도서와 영상자료 1만여 점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것이 설치 배경이 됐다. 현재 해당 공간은 도서 9297권, 영상자료 755점 등 자료 총 1만52점을 소장하고 있다.

트루스포럼은 이 자료실이 단순한 학술 교류 공간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전략에 악용될 수 있는 정치적 상징물이라는 입장이다.

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대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발전하는 중국을 기대하며 선의로 자료실 개설을 승인했지만 중국은 전체주의 독재 체제로 회귀했다”며 “중국 당국은 자국민에 대한 인권 탄압을 강화하는 한편 서방 국가를 대상으로 통일전선 공작을 더욱 공세적으로 전개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한국은 이러한 중국의 은밀한 침투가 가장 앞서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가 시진핑 자료실을 존치하는 것은 독재로 핍박받는 중국인에 대한 모독이자, 대한민국의 미래에도 해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김 대표는 2022년부터 공개해 온 ‘시진핑 자료실 폐쇄 촉구 성명서’를 재차 낭독했다.

성명서에는 △중국의 독재 회귀 △동북공정을 통한 역사 왜곡 △한국 내 정치권 및 학계 침투 △우마오당(중국 공산당을 옹호하는 인터넷 댓글 부대) 활동 등 구체적인 사례들이 포함됐다.

트루스포럼은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한민국을 제물 삼아 중국공산당에 영합하는 만행을 보인다”며 “서울대 교수들마저 중국에 매수당한 것은 아닌지 우려해야 하는 슬픈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시진핑 자료실이 중국공산당의 통일전선 전술과 동북공정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명백해진 이상, 민족의 희망을 자처하는 서울대에 시진핑 자료실을 존치하는 것은 역사의 큰 오명이 될 것”이라며 “독재로 억압받는 친애하는 중국인들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진핑 자료실의 폐쇄를 촉구한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 정향매/에포크타임스

기자회견에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참석해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나 의원은 “중국은 공자학원, 학회, 자료실 등을 세계 각국에 설립해 자국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는 전략을 써왔다”며 “서울대에는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등 한국 역대 대통령을 기리는 자료실도 없고 다른 글로벌 리더 이름을 단 공간도 없는데, 오직 시진핑 이름만 남아 있다는 점은 중국의 ‘샤프 파워(Sharp Power)’가 서울대까지 침투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샤프 파워는 권위주의 국가들이 해외에서 자국의 이익과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비전통적 영향력 전략을 뜻한다.

나 의원은 한국 내 중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 부동산 소유, 건강보험 이용 등 외국인 특혜 문제도 함께 지적하며 “이제는 ‘국익 퍼스트, 국민 퍼스트’ 원칙에 따라 상호주의를 철저히 적용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중국 문제에 대해 정치인 다수가 침묵하거나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다”며 “이번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목소리를 내준 나경원 의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다만 트루스포럼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보수 진영 전반과 연대해 청년들의 문제의식을 확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후 트루스포럼은 서울대 학생, 일반 시민 등 2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시진핑 자료실 폐쇄 촉구 청원서를 서울대 측에 공식 전달했다.

기자회견 후 서울대 중앙도서관을 찾은 김은구 대표가 학생, 일반 시민 등 2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시진핑 자료실 폐쇄 촉구 청원서를 학교 측에 전달하고 있다. | NTD

서울대는 그간의 논란을 의식해 2023년 중국 정부 측에 도서 기증 방식 조정을 제안했고, 현재는 일부 문제성 도서를 별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당시 장덕진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은 “시진핑 자료실 도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중국 체제 선전 성격의 도서 11종을 별도 분리·관리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고대 및 근대 중심의 학술서 위주로만 기증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자료실 내 일부 도서는 중국 체제 찬양, 시진핑 개인 우상화, 동북공정 등 역사 왜곡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일반 관람이 제한되고, 학술 연구 목적에 한해 도서관 측에 별도 열람 신청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본관 2층에 위치한 ‘시진핑 자료실’ 입구. | NTD
서울대 ‘시진핑 자료실’에는 중국 정부가 기증한 도서 9297권, 영상자료 755점 등 자료 총 1만 52점이 진열돼 있다. | N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