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美 관세에 위안화 평가절하로 대응하나 한계 봉착

2025년 04월 14일 오후 2:41

중국 분석가들과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의 빠른 평가절하는 관세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상쇄하려는, 중국의 의도적인 시도로 보인다.

4월 8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중심 환율을 7.2038로 설정했으며, 이는 202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환율이 7.20이라는 임계치를 초과한 것이다.

4월 11일 현재, 환율은 미 달러당 약 7.291위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대한 누적 관세가 1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발표한 후 위안화 환율이 급등했다. 이는 중국공산당이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최근 84%로 인상한 데 이은 조치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한다고 비판해 왔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으로 평가절하를 사용하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하면서 그러한 행동은 추가적인 확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 중국공산당, 관세 상쇄 위해 평가절하 사용할 것

중국 정치와 경제를 분석하는 프랭크 친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관세를 상쇄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중국공산당 산하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이 변동할 수 있는 일일 거래 밴드를 플러스 마이너스 2%로 설정했다.

환율이 주요 심리적 임계치에 접근하거나 돌파하면, 중앙은행이 개입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러한 개입이 없었다. 이는 당국이 의도적으로 통화 가치 하락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1기 미중 무역전쟁 당시에도 중국공산당이 위안화의 가치를 낮추었음을 강조하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미중 무역전쟁 동안, 위안화는 12% 이상 평가절하되었다. 그들은 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은 중국공산당이 이번에는 미국이 부과한 고율의 관세에 평가절하를 통해 대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4월 9일 기준으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인상했다. 따라서 위안화가 몇 배 이상 평가절하되지 않는 한, 그 영향을 상쇄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급격한 평가절하는 상당한 외환 유출로 이어진다. 중국공산당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또한 다른 나라들도 이에 대응해서 중국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통화 평가절하를 통해 상품을 대대적으로 덤핑하는 것에 맞서 추가적인 무역 장벽을 세울 수도 있다.

친은 “결과적으로, 중국공산당이 다시 한번 위안화 평가절하에 의존해서 이 도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거의 망상”이라고 단언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에이컨 대학교의 존 M. 올린 팔메토 경영학 석좌교수인 프랭크 티안 시에는 중국이 평가절하의 범위와 정도를 계속 확대할 수 있지만, 수출 촉진을 목표로 한 평가절하라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시에는 “중국은 145%에 달하는 관세율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관세의 효과를 부분적으로라도 상쇄하기 위해서는 통화가 상당히 평가절하되어야 한다. 문제는, 그것이 단지 10%나 20%가 아니라, 아마도 40%, 50%, 또는 그 이상일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평가절하는 중국공산당에 상당한 비용을 초래한다. 평가절하는 수입 비용을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중국은 여전히 의료 장비, 반도체 칩, 그리고 해외로부터의 다양한 에너지 제품 등 미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외환을 필요로 한다.

만약 위안화가 너무 많이 평가절하되면 수입품 가격이 급등할 테고, 그것은 중국공산당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다.

시에는 위안화가 완전히 붕괴되거나 환율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한, 평가절하의 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평가절하는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어느 정도 평가절하를 할 수밖에 없다.

관세 상쇄를 위한 다른 방법들

시에는 평가절하 외에도, 중국공산당이 미국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대안적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예를 들면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는 “중국공산당은 대만을 공격하거나 괴롭히는 행동, 또는 이란이나 러시아를 더 강력하고 명시적으로 지원하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다. 미국이 경제적 조치를 완화하거나 관세를 낮추도록 압박하는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비경제적, 비관세적 수단을 통해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려는 시도이다.

2025년 4월 8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의 항구에 선적 컨테이너들이 정박해 있다.│Stringer/AFP via Getty Images/연합

경제 논평가인 데이비드 황은 중국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전략은 제한된 미 달러 준비금을 사용하여 미 달러-위안 환율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는 것을 막으면서, 구조적 붕괴를 지연시키기 위해 자본계정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환경에서, 만약 위안화가 7.40-7.45 범위 아래로 떨어진다면,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될 것이다. 이는 홍콩의 달러 연동 환율 시스템에 압력을 가하고, 역외 위안화 유동성 비용(CNH HIBOR)의 급격한 변동을 일으키며, 결국 중국의 달러 표시 채권 시장의 포괄적인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율이 급등하고 발행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황은 위안화 환율 통제력 상실로 인해 촉발될 네 가지 서로 엮여 있는 위험성을 분석했다.

첫째, 위안화 환율이 임계치(예: 7.45) 아래로 떨어지면, 달러 표시 부채의 상환 비용이 급증할 것이다. 기업의 대외 부채는 약 9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국영기업과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채권의 패닉 매도는 신용 부도 스왑 스프레드를 급격히 상승시켜 광범위한 신용 시장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둘째, 해외직접투자의 대규모 유출은 중국 내 외국 기업의 해고, 공장 폐쇄, 지역 본부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주식과 통화의 동시 하락은 홍콩 주식과 H주식의 패닉 매도를 촉발한다.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 보유를 신속하게 청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통화’로서의 신뢰 상실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저해한다. 현재 위안화가 전 세계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그치고 있는데, 대규모 평가절하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기업들로 하여금 위안화 사용을 더욱 기피하게 만들 수 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