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중국의 미국 공무원 유인 공작 경계령

중국 정보기관이 ‘기만적인 온라인 구인 제안’을 통해 전현직 미국 공무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국가 방첩 및 보안 센터(NCSC)가 4월 8일 발표한 공지문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NCSC는 “외국 정보 기관, 특히 중국의 기관들이 소셜 및 전문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컨설팅 회사, 기업 헤드헌터, 싱크 탱크 및 기타 기관으로 위장하여 전현직 미국정부(USG) 직원을 대상으로 채용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미국 정부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구인 및 기타 온라인 접근 방식이 “더욱 정교해졌다”고 경계했다.
NCSC는 “현직 및 전직 연방 직원은 이러한 접근 방식에 주의하고, 그에 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밀 취급 인가를 받은 자는 정부를 떠난 후에도 기밀 정보를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음을 상기시켰다.
미국 사회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침투하려는 중국공산당의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NCSC의 경고가 나온 것이다.
FBI도 웹사이트에서 비슷한 경고를 발표하면서, 중국 정보기관이 소셜 미디어에서 가짜 프로필을 사용하여 보안 허가를 받은 개인을 대상으로 취업을 제안할 수 있다고 경보를 울렸다.
위험 신호
NCSC는 적성국 공작원들이 “우방국의 합법적인 회사 소속 채용 담당자”로 위장할 수 있으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 전문 네트워킹 사이트, 이메일 및 다양한 메시징 플랫폼을 통해 ‘표적’에게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센터는 구직자들이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은” 구인 제안과 같은 위험 신호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한 근무 조건과 기대보다 훨씬 높은 급여”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예로, “빠른 급여 지급을 위한 독점적인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거나 몇 달이 아닌 단 몇 주 이내 채용 및 급여 지급을 제안하기도 한다.
또한 구직자는 채용 담당자가 과도한 칭찬을 하거나 기존 네트워킹 플랫폼에서 더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빨리 이동하도록 촉구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센터는 경고했다.
센터는 “채용 담당자가 처음에는 직무와 무관한 주제에 대한 서면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후 비공개 또는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보고서를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CSC의 공지문은 중국 정보장교에게 약 1만5000달러의 뇌물을 받고 미군의 민감한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2024년 1월 징역 27개월을 선고받은 미 해군 하사관 토마스 자오의 형사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중국 장교는 주식 거래에 초점을 맞춘 소셜 미디어 그룹에서 자오에게 처음 접근했다. 둘의 관계는 점점 가까워졌고 자오는 결국 포섭되고 말았다.
중국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두 명의 전직 CIA 요원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 명은 2024년에 10년형을 선고받았고, 다른 한 명은 2019년에 20년형을 선고받았다.
NCSC는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온라인 초대를 수락하기 전에 먼저 낯선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고, 먹잇감을 찾는 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을 게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건 기본이다.
군인들에 대한 접근
미 육군도 이전에 비슷한 경고를 한 적이 있다. 2024년 6월, 미 육군 사이버 센터가 있는 조지아주의 포트 아이젠하워는 페이스북에서 장병들에게 구인 제안에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
이 게시물에서 부대 관계자는 “외국의 적들이 소셜 미디어와 합법적으로 보이는 구인 제안을 통해 육군 장병과 그 가족으로부터 민감한 정보를 빼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고문과 함께,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목록이 첨부되어 있다.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에서 위치추적 기능과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킹을 끄고, 손상된 장비와 기구의 이미지를 게시하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다.
2024년 5월 미국 해안경비대는 웹사이트에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의 국가에서 온 외국 요원이 LinkedIn, Indeed, Facebook에서 가짜 신원을 사용하여 스파이를 모집할 수 있다고 군인과 그 가족에게 경고하는 글을 게시했다.
해안경비대는 외국 요원들이 ‘표적’에게 일자리나 컨설팅을 미끼로 해안경비대의 인프라, 운영, 계획, 물자 및 기술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외국 요원들은 현역, 예비역, 민간인, 은퇴자 등 모든 계급을 대상으로 하며 기밀 데이터나 미공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을 물색한다.
해안경비대의 히스 존스 주임원사는 군인들에게 의심스러운 대화를 발견하면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적들의 전술이 진화하고 있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신고함으로써 해안 경비대원뿐만 아니라 전체 군 인력을 위해 안전한 지역사회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