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미국, 파나마와 미군 함정 ‘자유·우선 통과’ 협정 체결

2025년 04월 10일 오전 11:18

미국이 ‘미군 함정이 파나마 운하를 자유롭고 우선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파나마와 협정을 체결했다.

9일(현지시각) 미 국방부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이 파나마시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서명 후 기자회견을 통해 “공산주의 중국의 강압에 항복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미국과 파나마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협정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서반구의 전략적 영토와 주요 인프라에 영향력을 확대하며 적대적인 장악력을 발휘하는 것은 지속될 수 없고, 지속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가 미국과 협력해 안보를 확실히 해야 할 핵심 지역”이라며 “중국과 협력해야 할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양해각서에는 미국-파나마 간 합동훈련 강화와 현재 운영 중인 로드먼 해군기지 등 소규모 미군 시설에 병력 배치를 증강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마 운하의 영구적인 중립성에 관한 조약은 1977년 9월 체결됐다. 이 조약은 미국이 2000년까지 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고, 모든 국가에 안전한 운하 접근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국이 파나마 운하에 대한 파나마의 주권을 여전히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이 지역을 악의적인 영향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현재 파나마 운하에는 미국 해군 유도미사일 순양함 2척, 해안경비선 1척, F-18 전투기 4대, 해병대 보병 중대를 포함한 1천 명의 병력이 상주하며 파나마와 함께 훈련하고 있다.

미국은 양자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로 올해 여름, 해군 병원선인 USNS 컴포트호를 배치해 의료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당초 파나마 운하 양쪽 끝에 위치한 두 개의 항만 운영권은 홍콩 기업 CK홀딩스가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이 기업을 통해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모든 선박을 감시하고 유사시 통제할 수 있다며 안보 우려를 제기하며 압박에 나섰다.

CK홀딩스는 결국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파나마 운하의 두 항만을 포함해 23개국 43개 항만의 운영권을 매각하며 백기를 들었다.

중국 공산당은 이에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영토 밖에서 홍콩 기업과 미국 기업 사이의 합법적인 계약을 뒤엎을 방법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파나마에 도착해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물리노 대통령을 예방한 후, 파나마 운하 인근 부두를 시찰했으며 이 자리에서 “(공산주의) 중국으로부터 운하를 안전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파나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파나마 운하에 중국 공산당이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으나 이날 협정 체결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