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스와팅은 살인 미수…‘처벌 불가능한 범죄’라면 비극으로 끝날 것”

2025년 04월 10일 오전 10:07

“제발 제 아내를 쏘지 마세요.”

그것은 채드 케이튼이 새벽 3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 비치에 있는 자신의 집 차고 앞에 서서 자신에게 들이대고 있는 총신을 바라보며 한 간절한 부탁이었다.

그의 아내는 집 안에서 개를 욕실에 안전하게 가두고 남편을 도와주기 위해 손을 든 채 집 밖으로 나갔는데 또 다른 총이 그녀의 얼굴을 겨눴다.

케이튼은 아내의 안전을 위해 옆에 서 있는 불안해하는 경찰에게 다시 한번 간청했다. 그는 경찰이 떨고 있는 것을 봤고, 긴장된 상황에서는 오해가 순식간에 비극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서운 일이었지만 지난 3월 17일(이하 현지 시간) 있었던 사건은 케이튼에게 놀랍지 않았다. 그는 드러내는 걸 겁내지 않는 보수주의자로서 이전에 스와팅 공격을 받은 많은 사람과 친구였다. 이 때문에 자신이 다음 목표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사건이 있기 며칠 전, 그는 그 걱정을 아내에게 말했었다.

케이튼은 자신이 “(소셜 미디어에서) 충분히 유명하지 않지만 많은 우리 친구가 스와팅 공격을 당하고 있으니 아내에게 이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스와팅(Swatting)’은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해 무장 대응, 보통 SWAT 팀을 호출해 목표 지점으로 출동하게 만드는 범죄다. SWAT(Special Weapons and Tactics)는 특수 무기와 전술을 사용해 고위험 상황을 처리하는 경찰 부서다. 스와팅을 저지르는 범인은 종종 911에 전화를 걸어 무장한 침입자들이 자신들의 목표 대상의 집 안에 들어가 그들과 그 가족들에게 총을 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허위 신고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증가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정치적 성향이다.

케이튼은 ‘트럼프를 위한 재향군인회(Veterans for Trump)’의 국가 단위 운영을 이끌고 있으며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에서 대리인 역할을 했다. 다른 스와팅 피해자 중에는 공화당 정치인들과 상당한 소셜 미디어 팔로워를 가진 보수적 미디어 인사들이 포함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서 약 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케이튼은 자신이 정치적 스와팅 공격의 표적이 될 만큼 유명하지 않길 바랐다. 그럼에도 그는 목표가 됐고 중무장한 경찰들이 자신의 집을 휩쓸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생명이 얼마나 위태로웠는지 깨달았다.

그는 “이건 완전한 살인 미수”라며 이러한 허위 신고가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최근의 공격은 부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생존자들과 법 집행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험한 허위 신고의 범인이 체포되지 않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이예트빌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와 악수하는 채드 케이튼 ‘트럼프를 위한 재향군인회(Veterans for Trump)’ 국가 운영 책임자. | 채드 케이튼 제공

‘대리 살인’

케이튼의 집에서 발생한 사건과 보수적 작가이자 논평가인 래리 톤턴이 앨라배마주 레이 레이크에 있는 자택에서 공격을 받은 사건은 불과 1시간 차이, 거리로는 약 500마일(약 805km) 떨어져 있었다.

케이튼에 대한 스와팅 공격이 이뤄지던 날 오전 1시쯤, 톤턴은 자신이 키우는 개 레인저가 경계 모드에 들어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깨어 있었다.

“레인저의 귀가 쫑긋 서 있고 어깨 털은 쭈뼛 서 있었다. 공격 모드에 들어간 거였다”라고 회상하며 톤턴은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어쩌면 집 밖에 다른 개가 있거나 사슴이 지나가거나 아니면 집 안에 쥐가 있는 것 같았다. (정확히는) 잘 몰랐다.”

지난 3월 17일 미국 앨라배마주 레이 레이크에서 발생한 레리 톤턴의 스와팅 사건을 녹화한 보안 영상. | 래리 톤턴 제공

그는 나중에 경찰이 총에 맞았다고 주장하는 어떤 사람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으며 톤턴의 집에서 무장한 세 남자가 “모든 사람을 처형하고 있다”고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톤턴의 집 보안 시스템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한 경찰관이 현장을 둘러보고 그 신고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언급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건 내 일이 아니지만 여기서 세 명이나 네 명이 다 쏘고 다닌 것 같진 않다”라고 경찰관은 톤턴의 집 앞문 유리를 통해 안을 살펴보며 말했다.

신고 전화를 한 사람은 경찰에게 집에 들어갈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톤턴은 이것이 단순히 그를 불편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건 대리 살인 미수”라고 톤턴은 말했다. “경찰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게 아니다. 경찰은 생명을 구하려고 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지역 법 집행을 무기화해 대리 암살 작전으로 사용하는 비겁한 테러리즘이다.”

톤턴과 케이튼은 만약 그들이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정확히 짐작하지 못했다면 지역 경찰들과 총격전을 벌였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케이튼은 과거에 받았던 죽음의 위협 때문에 집을 지키는 데 매우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만약 그가 총을 잡았다면 자신이나 경찰이 “대부분 다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적 작가이자 논평가인 레리 톤턴(왼쪽). 오른쪽은 톤턴이 그의 개 레인저와 함께 주방에서 찍은 영상. | 레리 톤턴 제공

스마트한 대응

보수적 토크쇼 진행자인 조 파글리아루로, 조 패그스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지난 3월 12일 경찰이 그의 집을 둘러싼 상황에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다.

파글리아루로는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있던 중 카메라로부터 오전 2시 21분 외부에서 움직임이 감지됐다는 알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마 아내가 개를 데리고 나간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파글리아루로는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아니면 나뭇가지가 흔들린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어떤 것도 알림을 울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안 영상을 확인했을 때 그는 전술 장비를 착용하고 긴 총을 든 채 그의 집 앞문 근처에 서 있는 남자를 보게 됐다.

파글리아루로는 총을 가까이에 보관하고 있었지만 빠른 판단을 통해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 보안관 사무소에 전화를 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911에 전화를 했고, 그게 똑똑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 전화를 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제 집에 계신가요? 제 주소는 이렇고, 저는 이 사람입니다’”라고 그는 회상했다.

911 상담원은 그의 의심을 확인해 주었다. 상담원은 누군가 전화를 걸어 세 명의 총잡이가 파글리아루로의 집 앞문을 부수고 들어가 그의 개들을 쏴 죽였으며 집주인인 파글리아루로는 위층 옷장에 숨어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파글리아루로는 상담원에게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확신시켜 주었다. 그는 상담원에게 그 정보를 자신의 집 밖에 있는 경찰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곧 그는 그 경찰관이 혼자가 아니라 다른 무장한 보안관 6명과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담원과 계속 통화하면서 파글리아루로는 집에서 안전하게 나갈 방법을 협상했다. 그가 밖으로 나갔을 때 한 경찰관이 그를 알아보고 긴장을 더 풀어주었다.

(상단) 보수적 토크쇼 진행자인 조 파글리아루로가 자신의 집이 스와팅 공격을 당한 것에 대해 올린 X 게시물. (하단) 파글리아루로 스와팅 사건에 대한 보안 영상. 에포크타임스와 X에서 캡처, 조 파글리아루로 제공

최근 공격이 증가했지만 스와팅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소한 2008년부터 이러한 허위 신고 전화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범죄는 2017년 공식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온라인 게임 논란으로 촉발된 스와팅 사건이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발생해 한 남성의 사망으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3년 후 테네시주의 한 남성은 자신의 집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에 대한 허위 신고로 인해 경찰이 출동하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 모든 것은 그의 트위터 핸들 ‘@Tennessee’ 때문이었다.

(왼쪽) 베시 브랜트너 스미스가 지난 2023년 6월 10일 텍사스주 그래이프바인에 위치한 게일로드 텍산 리조트 & 컨벤션 센터에서 ‘터닝 포인트 USA’가 주최한 ‘2023년 젊은 여성 리더십 정상회담’에서 연설하는 모습. (오른쪽) 경찰 특공대 SWAT 전 지휘관 진 페트리노가 지난 2014년 2월 12일 플로리다주 플랜테이션 경찰서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는 모습. | 게이지 스키드모어/CC BY-SA 2.0, 진 페트리노 제공

최근 추세를 보며 페트리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다. 미래의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그는 법 집행 기관이 SWAT 팀을 보내기 전 순찰 경찰을 먼저 보내 신고 전화의 진위 여부 확인 절차를 도입할 것을 권장했다.

“매번 대응할 때마다 ‘이 사건이 진짜 사건인지 우리가 가야 할 상황인지’를 묻곤 했다. 어떤 때는 맞았고, 어떤 때는 아니었다”라고 그가 말했다.

페트리노는 또한 대부분의 진짜 위기 사건에서는 경찰이 한 통이 아니라 여러 통의 전화를 받는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법 집행자 입장에서 현장 출동 인력을 배정‧지시하는 역할을 맡는 사람이나 시스템이 그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손대지 못할’ 범죄

에포크타임스와 이야기를 나눈 세 명의 스와팅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정치적 견해 때문에 표적이 됐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이 범인의 표적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지 못했다.

“제가 생각하는 유일한 이론은… 우리 모두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돈을 보내지 말자고 말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라고 케이튼은 말했다.

파글리아루로도 이 이론을 공유했다. 그는 지난 2월 백악관 방문 중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행동과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 쓴 돈에 대해 자신이 “매우 비판적이었다”고 언급했다.

톤턴은 자신이 최근에 문을 닫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비판한 기사를 쓴 것이 자신이 표적이 된 또 다른 이유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어떤 경우든 모든 사람은 이 공격들이 조직적이라는 데 동의했다.

케이튼은 최근 피해자들 대부분이 원치 않는 피자 배달에 시달렸다고 언급하며 대부분의 영수증에는 같은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레이 찰스 그린, AKA 푸들로부터.”

스와팅 신고 전화는 모바일 네트워크나 유선 전화를 사용하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걸려온 것들이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지난 3월 14일 자신과 그의 팀이 최근 스와팅 공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오른쪽)과 티모시 휴 국가안보국(NSA) 국장(왼쪽)이 지난 3월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모습. | 드류 앵거러/게티이미지

파글리아루로는 FBI 요원이 자신에게 “조사에 대한 단서가 있다”고 말했으나 케이튼은 이번 조사에서 뭔가 나올 것으로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행정부를 믿는다. 하지만 현실을 보라. 3주가 지났으나 아직 FBI 요원과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고 케이튼은 말했다.

케이튼은 스와팅 범죄에 대해 더 강력한 처벌이 도입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부 주에서는 스와팅이 경범죄로만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공화당의 토미 터버빌 상원의원과 릭 스콧 상원의원이 제안한 법안은 스와팅 공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이 있다면 (범인에게)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상원의원은 자신들도 스와팅 피해자였다.

케이튼은 법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누군가 책임을 지지 않는 한 이런 허위 신고 전화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만약 우리가 특정 범인을 법정에 세우고 본보기를 만든다면 아마도 사람들이 스와팅을 멈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이 범죄가 손대지 못할 범죄처럼 보인다면 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를 것이다.”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