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관세 대치서 미국이 우위인 이유

경제적 강대함 對 공산주의 체제 간 경쟁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들에게 적용될 상호 관세가 9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신경을 중국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34%의 새로운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한 후 미국의 추가 관세 총액이 54%에 달하자 중국은 미국 제품에 대해 34%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며 처음으로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중국 정권이 34%의 보복 관세를 다음 날인 8일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 제품에 대해 추가로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상황을 더욱 격화시켰다.
새로운 미국의 세율은 이달 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중국과의 모든 협상도 끝날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응수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재까지 50개 이상의 국가가 미국과의 협상을 요청한 상태다.
몇몇 전문가들은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처음에는 불만을 표출한 뒤 결국은 미국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중국 공산당(CCP)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추가적인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국 기반 싱크탱크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의 선임 연구원 크리스토퍼 볼딩은 “시진핑은 국내외에서 자신을 미국에 맞서는 인물로 포장해 왔으며 미국에 맞서려는 사람들은 시 주석 뒤에 줄을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굴복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한 CCP가 미국이 요구하는 사항, 즉 중국이 펜타닐 전구체 수출을 통제하고 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미중 관세 대치는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서고 있다고 휴스턴의 세인트토마스대학 국제학 교수 예야오위안(葉耀元)은 말했다.
“이것은 더 공격적인 탈(脫)동조화다. 왜냐하면 강화된 관세가 양국 간 무역을 더 감소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예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탈동조화가 지속되면 냉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 전문가 알렉산더 리아오는 현재 상황이 결국 ‘트럼프 대 시진핑’ 간 경쟁으로 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힘에 의존하는 반면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엄격한 통제 시스템에서 오는 지원에 의존한다.
이에 대해 리아오는 “워싱턴은 많은 카드가 갖고 있지만 베이징은 몇 안 되는 카드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길은 중국으로 통한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 국가 목록을 들고 있었다.
중국이 목록 맨 위에 있었지만 가장 높은 세율을 부과받지 않았다. 중국 기업들이 재수출을 위해 사용하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 예를 들어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거의 50%의 세금을 부과받았다.
볼딩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질적 목표가 중국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중국에 대해 훨씬 더 공격적으로 접근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을 매우 조용히 하려고 한다고 본다”고 그가 말했다.
“그들은 거의 중국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했다.” 볼딩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두드러지지 않도록 글로벌한 관세 발표를 했다고 언급하며 덧붙였다.
볼딩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국가들과 중국에 대해 세금을 다르게 적용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세율은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설정됐다. 볼딩 연구원은 하지만 중국에 부과된 세금은 너무 높아 협상 자체가 중국에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25%의 펜타닐 세금이 부과된 세 나라가 있었다. 캐나다, 멕시코, 그리고 중국이다.
이 가운데 두 북미 국가들은 지난주 상호 관세에서 면제됐다. 백악관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펜타닐 세금 체제를 유지하고 미국과 양자 합의를 맺은 후 상호 관세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교하자면 중국은 펜타닐 세금 외에 추가로 상호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제 대부분의 중국산 수입품은 60% 이상 관세를 부과받게 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 중 언급했던 관세 공약이기도 하다.
볼딩 연구원에 따르면 협상 시작 시 이렇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어떠한 합의에 도달하기 매우 어렵게 만든다. 미국 관세를 절반으로 줄이려면 많은 양보를 해야 하는데 이는 시진핑 주석이 기꺼이 할 수 없는 타협이다. 미국 관세를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남은 절반은 여전히 중국이 감당하기에 너무 높은 세금이라고 볼딩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제기하곤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중국과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탈동조화하자’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온 이후 그의 많은 외교 정책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중국과 관련해 추진됐다.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 6일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부과한) 전 세계적인 관세의 목적은 중국이 미국으로 상품을 재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제3국을 통한 미국으로의 수출은 많은 중국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동안 미국의 관세를 우회하려던 관행이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우회 수출하는 장소가 될 수 있는 지역은 어떤 곳도 남겨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루트닉 장관은 전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첫 번째 공식 해외 출장 일환으로 파나마를 방문했다. 그 후 파나마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의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일대일로’는 CCP가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지정학적 플랫폼이다.
블랙록(BlackRock Inc.)이 이끄는 미국 기업 컨소시엄은 또한 홍콩에 본사를 두고 파나마 운하 양쪽 끝에서 항구를 관리하는 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이는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의 전함과 화물선의 중요 통로인 파나마 운하와 관련이 있다. 지난 4월 2일 서명될 예정이던 최종 계약은 중국의 시장 규제 기관이 서명일 며칠 전 검토를 발표하면서 지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인수를 추구하는 것도 중국과 관련 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사고 싶어 하는 이유에 대해 덴마크가 북극의 전략적 위치에서 중국 정권의 침투를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신뢰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향후 자원 경쟁과 글로벌 운송 경로 통제에 중요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습득한 교훈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첫 번째 임기에서 습득한 교훈을 바탕으로 이제 중국에 대해 다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임기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협상하고 서명하는 데 2년이 걸렸다. 결국 중국은 2년 동안 미국 제품을 2000억 달러 추가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시진핑 주석이 펜타닐을 제조해 미국으로 보내는 사람들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 그러나 그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중국 전문가 리아오는 CCP의 전략은 시간을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합의에 도달하는 데 2년이 걸리고 또 다른 1년이 지나면 그제서야 워싱턴이 베이징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 사이클 아래에서 미국은 이러한 지연으로 인한 비용을 떠안게 된다.
이번에는 세금을 미리 부과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그 비용을 시진핑 주석에게 전가했다고 리아오는 말했다.
볼딩 연구원도 이에 동의한다.
“만약 몇 년씩 시간을 끌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볼딩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초기에 엄청난 고통을 부과할 것이기 때문에 만약 시간을 끌고 싶다면 그 고통을 계속 끌고가게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적자는 지난해 약 3000억 달러였다. 이는 34% 관세가 미국보다 중국에 훨씬 더 강력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제는 수출 주도 모델에 의존해 왔다. 2024년 중국의 수출 성장률은 베이징에 대한 몇 안 되는 좋은 소식 중 하나였다. 저렴한 수출 가격 덕분에 중국의 수출량 성장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세계 무역 성장률 3%를 웃도는 12%를 기록하며 글로벌 무역량을 능가했다고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전했다(‘외교협회’는 미국 소재 독립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최신 데이터도 같은 추세를 보여 준다.
중국은 소비 촉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제조업 과잉 생산으로 인해 외국인 구매자가 더 필요하다. 수출이 줄어들면 상품이 쌓일 가능성이 높고 자국 내 소비 기반은 이를 흡수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경제에 미치는 관세 영향을 악화시킬 것이다.
트럼프-시진핑 대치
중국의 대미 수출 제품 중 상당수는 대체 가능한 제품들이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대체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관세로 인해 중국 제품 가격이 인상되면 소비자들은 이를 위해 지불할 가능성이 적다. 대신 다른 나라에서 수입된 제품을 구입할 것이다.
다만 희토류는 예외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4월 4일 중국 당국은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주요 희토류를 수출 통제 품목에 추가했다.
리아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중요한 광물 자원을 추구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결국 무기와 전자 제품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중국의 독점 때문에 더 이상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되지 않으면 더 많은 기업들이 가공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학자 대비 J. 웡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무역 전쟁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며 국제 무역 프로토콜과 심지어 세계 질서를 재조정하려는 전투를 하고 있다.
웡은 “베이징은 트럼프가 제기한 도전을 중국 경제 모델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그것에 더해 중국 시스템 전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진핑은 굴복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중국 내에서 그의 정당성은 무너질 것이다.”
미국은 더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
양국 지도자는 관세 대치에 참여하면서 어떤 고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까.
리아오에 따르면 시진핑에게 있어서는 공산주의 정치 시스템 회복력이 핵심이다. 중국 국민들은 더 가난해지고 불만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공산당 조직이 국민들을 억제할 수 있다면 시진핑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통은 미국 경제에서 올 것이라고 리아오는 말했다. 경제가 초기 충격을 견디고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대한 인내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는 CCP에 단호히 맞서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4월 첫 주 미국 주식 시장은 주로 글로벌 상호 관세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큰 하락을 경험했다. 코로나 팬데믹 중이던 2020년 여름 이후 가장 깊은 3일의 하락을 기록하며 주식 시장에서 6조 달러(약 8700조원) 이상 가치가 사라졌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적인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의 노력 덕분에 주식 시장이 상승했다고 자주 언급해왔다.

“우리는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이 매년 5000억~6000억 달러(약 725조~870조원)를 가져가 그들의 국방비로 쓰게 하고 싶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오벌 오피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볼딩 연구원과 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한국, 일본과 같은 주요 국가들과 협상해 다음 달 내에 관세를 대폭 줄일 수 있다면 기업들이 더 많은 확실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는 주식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리아오에 따르면 워싱턴은 더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
리아오는 추가로 관세를 인상하는 것 외에도 미국이 중국의 이웃 국가들—베트남과 인도 같은 국가와 힘을 합쳐 CCP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또한 인권 문제로 접근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거나 중국 내 양심수와 소수민족에 대한 강제 장기 적출에 대한 증거를 공개할 수 있다.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