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22개월째 흑자…“4월부터 美 관세로 불확실성 커질 듯”

2월 경상수지 71.8억 달러 흑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지난 2월 71억 8천만 달러(약 10조5천582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2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수요 회복과 수출 증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이는 전월 대비 42억 달러 이상, 전년 동월 대비 약 7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81억 8천만 달러로, 전월 25억 달러와 지난해 2월 69억 2천만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은 537억 9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고, 수입은 456억 1천만 달러로 1.3% 증가했다.
수출 품목별로는 컴퓨터(28.5%), 의약품(28.1%), 승용차(18.8%), 정보통신기기(17.5%) 등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반도체(-2.5%)와 석유제품(-12.2%) 수출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9.2%)로의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중국(-1.4%), 일본(-4.8%), EU(-8.1%) 등 주요 시장에선 여전히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은 자본재 중심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반도체제조장비(33.5%), 반도체(5.0%), 정보통신기기(4.0%) 등의 자본재 수입이 전년 대비 9.3% 늘었고, 소비재도 직접소비재(15.9%)와 곡물(2.8%)을 포함해 11.7% 증가했다. 반면 석탄(-32.7%), 가스(-26.7%), 원유(-16.9%) 등 원자재 수입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9.1%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32억 1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전월(-20억 6천만 달러)과 지난해 같은 달(-18억 7천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특히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이 증가하면서 5억 8천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고, 여행수지도 겨울 방학 종료로 출국자 수가 감소하면서 14억 5천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6억 2천만 달러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배당소득수지는 증권투자 배당소득 수입 감소로 전월 대비 약 2억 달러 줄어든 16억 8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자소득수지는 증권투자 이자소득 지급 감소로 흑자 규모가 전월 8억 8천만 달러에서 12억 달러로 확대됐다.
금융계정에서는 순자산이 49억 6천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45억 5천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9억 1천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 증가(132억 달러)와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확대(22억 4천만 달러)가 동반됐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유지되고 있지만, 향후 대외 경제 환경 변화와 미중 무역 긴장 등 불확실성 확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영향과 관련해 “3월까지는 어느 정도 감내가 가능해 괜찮았지만, 4월 이후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늘고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