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하반기 ‘권력승계’ 4중전회 개최하나…조직부장·통전부장 맞교환 배경은?

조직부장, 인사권 휘두르는 실권 부서
시진핑 측근에서 경쟁 파벌 인사로 교체
“사실상 좌천…시진핑 권력 이상 기류 신호”
중국공산당(중공)이 최근 중앙정부 2개 부서 수장을 맞바꾸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공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일, 중앙조직부 부장(장관) 리간제(李干傑·60)가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 부장으로, 통전부 부장 스타이펑(石泰峰·68)이 중앙조직부 부장으로 각각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조직부장과 통전부장이 서로 직무를 맞바꾼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이례적인 인사 조치다. 이를 두고 중화권에서는 주로 시진핑 총서기의 의중 혹은 권력 안정성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조직부장에서 통전부장으로 옮긴 리간제는 어떤 인물?
중앙조직부는 중공의 인사를 주관하는 기관으로, 한국의 인사혁신처보다 훨씬 막강한 권한을 지닌 조직이다. 성격상 대통령실 인사수석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리간제는 시진핑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칭화대 라인’ 출신으로, 과거 중앙당교(중공 간부 사관학교) 교장이자 중앙조직부 전 부장이었던 천시(陳希)의 직계 후배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핵심 간부 인사와 승진을 좌우하는 중앙조직부를 통해 시진핑 체제를 공고히 하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인사권을 쥔 자리에 최측근을 배치하는 것은 독재 권력을 추구하는 시진핑에게 있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인사 관리를 도맡았던 핵심 측근이 통전부로 이동하게 됐다.
새 조직부장 된 스타이펑은 ‘공청단’ 출신
스타이펑은 전 국무총리 리커창, 전 부총리 후춘화와 같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베이징대 동문들과의 인연도 깊다.
공청단은 태자당(당 원로 자녀), 상하이방(장쩌민 전 총서기 인맥)과 함께 중공의 3대 정치 파벌 중 하나다. 태자당과 상하이방이 고위층 출신 인맥이라면, 공청단은 이공계·해외유학파 중심으로 1990년대 개혁·개방의 흐름 속에서 급성장했다.
후진타오 전 총서기가 공청단의 대표 인물이었고, 작고한 리커창 전 총리도 여기에 속했다. 현재는 후춘화 전 부총리가 공청단 파벌을 이끌고 있으나, 시진핑의 견제를 받아 권력 중심에서 밀려난 상태다.
시진핑은 태자당 출신이었으나, 최고 권력직에 오른 후에는 태자당과 거리를 두고 자신의 친위대 성격인 ‘시자쥔(習家軍)’을 형성하고 있다.
통전부도 중공의 대외 공작, 간첩망 운영 등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지만, 당내 실권만 놓고 보면 중앙조직부보다는 위상이 크게 떨어진다.
이번 인사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겉으로는 단순한 직무 재배치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시진핑의 권력 약화를 상징하는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측근 줄줄이 낙마…4중전회 앞둔 시진핑
중국 정국은 최근 들어 크게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열린 20기 3중전회 이후 시진핑의 건강 이상설, 권력 약화설이 이어지고 있으며, 측근 인사들이 잇따라 낙마하는 등 이상 징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군 내부에서는 시 주석의 최측근인 중앙군사위원회 정치부 주임 먀오화(苗華)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군사위 부주석 허웨이둥(何衛東)의 낙마설도 흘러나왔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중공의 정치 일정은 올해 하반기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0기 4중전회다. 4중전회는 당내 최고 권력층의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대 회의다. 일부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리간제–스타이펑 맞교대 인사가 그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 평론가 중위안(鍾原)은 “이번 리간제 인사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짐이 있었다”며 “시진핑의 해외 시찰에 항상 그림자처럼 동행하던 리간제가 최근 자취를 감춘 것은, 그의 위상이 이미 흔들리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리간제 인사는 사실상 좌천이며, 이는 시진핑이 아닌 ‘당 중앙’이 리간제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그를 배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갑작스럽게 내칠 수 없어 통전부장과 맞교환 형식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현재의 당 중앙이 시진핑 중심이 아니라 후진타오, 원자바오 등 온건파 원로 세력의 영향 아래에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또 다른 평론가 저우샤오후이(周曉輝)도 “리간제의 정치적 운명은 시진핑과 밀접히 연결돼 있었고, 이번 인사는 시 주석의 입지 약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분석했다. “리간제가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노리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사실상 낙마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