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권영세 “헌재 판단 존중…진심으로 사과”
이재명 “빛의 혁명…대통합으로 민주주의 회복”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자 정치권은 즉각 반응했다. 국민의힘은 “헌재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은 “위대한 국민이 대한민국을 되찾았다”고 선언했다. 양측 모두 헌정질서 유지와 국정안정을 강조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평가와 표현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헌재 선고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타깝지만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과 입장이 다를 수 있겠지만 헌재 판단은 헌정질서 속에서 내린 종국적인 결정”이라며 “이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길임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반복되는 폭거를 제대로 막지 못한 점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들이 느낀 분노와 아픔을 무겁게 인식하며 질책과 비판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사회는 또 한 번의 큰 고비를 맞았다”며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나 극단적 행동이 있어선 안 된다. 평화와 질서 속에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분열과 갈등을 멈추고 공동체 회복의 길로 가야 한다”며 “국정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헌법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파면을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표현하며, 이번 결정을 민주주의 회복의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개 발언에서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 주셨다”며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을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계엄군 총칼에 쓰러져간 제주 4·3과 광주 5·18의 영령들이, 총칼과 탱크 앞에 맞선 국민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장병들의 용기가 빛의 혁명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이 두 번째로 파면된 것은 다시는 없어야 할 헌정사의 비극”이라며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가 국민과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무장 국민의 힘으로 평화롭게 무도한 권력을 제압한 예는 세계사에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촛불혁명에 이은 빛의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극적으로 부활시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며 “국민과 함께 대통합의 정신으로 무너진 민생, 평화, 경제,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세상을 향해 성장과 발전의 길을 확실히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헌재 선고 직후 직위를 상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 중인 가운데 정치권의 책임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