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 폭발 사고에 ‘배터리’ 촉각…CATL “우린 아냐”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이 충돌 후 폭발하며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중국 내에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비난의 화살은 샤오미 그룹을 넘어 경쟁사인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로 향하고 있다. 사고 차량이 비야디 또는 CATL(닝더스다이)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CATL 측은 사고 후 배터리 폭발과 관련해 “우리 제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으나, 비야디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비야디는 자회사 푸디배터리(弗迪電池)에서 제조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타사에도 공급하고 있다.
대학생 3명 참변… 샤오미, 주가 13조원 증발
지난달 29일 저녁, 중국 안후이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샤오미 SU7 표준 모델이 스마트 주행 모드에서 주행 중 충돌한 후 폭발하며 화재가 발생했다. 스마트 주행은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분석해 속도를 조절하고 가속 여부 등을 판단해 운전자를 보조하는 기능이다.
이 사고로 우한 출신 대학생 3명이 숨지자, 유가족들은 샤오미의 자율주행 기술이 불안정해 사고가 발생했으며, 사고 후 차량 문이 잠겨 탈출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운전자를 포함한 앞좌석 승객들은 탈출하지 못한 채 화재로 사망했다. 또한, 뒷좌석에 탑승했던 1명은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들이 유리창을 깨고 구조했지만,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졌다.
샤오미는 사고 후 수집한 주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고 차량이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활성화한 상태(스마트 주행 모드)에서 시속 116km로 주행하던 중 공사로 일부 폐쇄된 구간에 이르러 위험을 감지하고서 운전자에게 차량을 제어하라고 경고했으나, 2초 후 콘트리드 가드레일과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샤오미 SU7의 스마트 주행 모드는 자율주행 기능 레벨 3까지 제공하며, 레벨 3은 고속도로에서만 허용된다. 이 단계에서는 시스템이 속도 조절, 가감속, 측면 차량과의 거리 유지, 앞차와의 거리 조절 등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며, 긴급 상황 시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차량 제어를 넘긴다.
사고 논란이 확산되자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직접 온라인에 사과문을 게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지난 1일 홍콩 거래소에서 샤오미 주가는 장중 한때 5.5% 급락했다가 이후 하락 폭이 4.07%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약 13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유가족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사 측으로부터 직접적인 사과는커녕 연락조차 받지 못했으며, 대응 방식이 차갑고 기계적”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화재로 차량 전소… “배터리, 또 거기?” 관심 집중
지난 2일부터 중국 현지 매체들은 사고 차량의 배터리 제조사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배터리가 차량 폭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배터리 제조사를 밝히는 것이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에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샤오미 SU7은 표준, 프로, 맥스 세 가지 모델로 출시됐으며, 사고 차량은 표준 모델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표준 모델에는 비야디 또는 CATL 배터리가 무작위로 장착되며, 프로와 맥스 모델에는 전부 CATL 배터리가 사용된다.
샤오미 고객센터도 “표준 모델에는 비야디의 자회사 푸디의 블레이드 배터리 또는 CATL 배터리가 랜덤으로 장착되며,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
푸디의 블레이드 배터리는 중국 내에서도 기술적 안전성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비야디 전기차는 중국에서 자연 발화 사고가 빈번해 ‘자연 발화의 왕’, ‘달리는 화장터’라는 조롱 섞인 별명이 붙었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한 투자자가 금융 플랫폼을 통해 CATL에 사고 차량이 해당 회사의 배터리를 사용했는지를 문의했고 CATL은 “우리 배터리가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반면, 비야디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는 중국 내에서 자국산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전반적인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 공산당이 ‘신품질 생산력’을 강조하며 주요 제조업체들이 정부 방침에 맞춰 기술적 성과를 과장 홍보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당국의 묵인 아래 품질을 희생한 원가 절감이 감행되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일부에서는 배터리 제조사를 추적하는 언론 보도가 사고 책임을 샤오미에서 배터리 제조사로 돌리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차량 시스템의 안전성보다 배터리에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여론 조성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