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에…주말 도심 대규모 집회 예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미루는 가운데, 이번 주말 서울 도심 곳곳에서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무죄 선고 후 첫 주말이라는 점에서 찬반 진영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탄핵 찬성 단체는 29일 사직로와 율곡로 일대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종로 방향으로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경복궁 앞 동십자각에서 적선로터리까지 집회 및 행진을 진행하며, 신고한 인원은 10만 명에 달한다.
탄핵 반대 단체들은 같은 날 세종대로 일대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자유통일당은 오후 1시부터 동화면세점에서 대한문까지, 교보빌딩에서 광화문 KT빌딩까지 두 구간에 걸쳐 대규모 집회를 열고, 20만 명의 참가를 신고했다. 또 다른 반대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오후 1시부터 2만 명 규모의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은 교통 혼잡에 대비해 도심권 주요 도로에 교통경찰 220여 명을 배치하고, 가변차로를 운영해 남북 간, 동서 간 통행을 최대한 유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세종대로, 사직로, 율곡로 등 도심 주요 집회 장소에서 차량 정체가 예상된다”며 “가능하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차량 이용 시 교통정보를 사전에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늘(28일)도 서울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졌다. 비상행동과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각각 광화문 동십자각과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입구에서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고, 비상행동은 통의로터리에서 적선로터리까지 행진도 진행했다. 대통령 지지 단체들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요구하며 하루 종일 집회를 벌였다. 대통령국민변호인단은 오전 7시 헌재 일대를 행진한 뒤 정문 앞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보건학문&인권연구소, 자유수호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들도 동참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다음 달 18일 종료되는 만큼, 그 이전에 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족수 미달로 인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헌법학자들은 헌재의 선고 지연이 고의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범준 서울대 법학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25일 MBC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일부 재판관들이 사건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헌재의 지연으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조속한 선고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