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 협상이냐 전쟁이냐 기로에 선 이란

이란은 새로운 핵 협상을 촉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달 초 서한에 대한 답변을 보냈다고 이란 국영 언론이 보도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슬람 공화국 외무장관은 3월 27일 국영 통신사 IRNA를 통해 오만을 경유하여 답변이 전달되었음을 확인했다.
이란의 답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보낸 서한의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확장을 둘러싼 긴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이란 간 직접 협상을 제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3월 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평화협정을 통해 이란 석유와 관련된 합의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그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 군사 행동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지도부는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의 2024년 11월 보고서는 이란이 거의 무기급에 가까운 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으며,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전에 협상력을 구축하고자 비축량을 확대하려 시도하고 있던 것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2월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을 재개하라는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처음 시행된 이 전략은 이란의 핵무기 접근을 차단하고,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축소하며,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의 명령 중 특기할 것은 재무부와 국무부에 “중화인민공화국으로의 이란 원유 수출을 포함하여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라”고 지시한 부분이다. 또한 재무부에 이란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이라크 금융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걸프 국가들이 이란 석유의 환적 지점이 되지 않도록 확실히 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하메네이는 3월 8일 라마단 연설에서 미국과의 직접 회담 제안을 일축하며 “우리를 괴롭히는 정부들”과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우리를 괴롭히는 정부들”이 이란의 핵 야망에 간섭하려 할 뿐만 아니라, 이란의 방어 능력과 국제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협상은 그들이 새로운 요구를 하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이라며 “그들은 이란이 확실히 이행하지 않을 새로운 요구를 하고 있다”고 트럼프의 협상 제안을 거부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