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재난 예비비 삭감 놓고 설전 벌이는 與野

2025년 03월 28일 오후 3:26

여야가 재난 예비비 예산이 삭감된 데 대해 ‘남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삭감된 예산 4조1000억 원 중 2조4000억 원은 정부 예비비다. 정부는 예비비 중 2조6000억 원은 재해대책에 쓰도록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예비비가 감액되면서 재해대책 예산은 1조6000억 원으로 줄었다. 최근 경북 산불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정부의 재난 예비비 삭감도 재조명됐다.

이에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고소득자, 저소득자를 가리지 않고 돈을 뿌리자는 소비쿠폰과 지역화폐 추경에는 목을 매는 민주당이 정작 예기치 못한 화마로 생명과 재산을 잃은 국민과 공무원을 위한 재난 예비비 추경에는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당대표 시절인 작년 12월 초 “민주당이 삭감한 예산에는 1조 원의 재해대책 예비비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순간에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필요해져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시 그는 민주당이 정부 예산을 단독 삭감 처리한 데 대해 이같이 비난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달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 때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좌절하는 이 현장 안에서도 국민의힘이 정쟁을 벌이고 있다”며 “마치 예산이 삭감돼서, 예산이 없어서 산불 대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예산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부의 의지와 능력이 부족해서 지금의 이 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예산 이야기를 해서 한 말씀을 드리면, 지금 현재 산불 대책에 사용될 수 있는 국가 예비비는 총 4조8700억 원이 이미 있다. 무슨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나”라고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또 “각 부처 예비비가 9700억 원이 있다”며 “또 예비비는 2조4000억 원이 있다. 이 중에 재난에만 쓰라고 목적이 특정된 예산만 해도 1조6000억이고, 나머지 예산도 재난 예비비로, 재난 용도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 예비비 삭감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 주장에 대해 “재난에 사용 가능한 목적예비비는 40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반박했다.

송언석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표는 산불 관련 예산이 4조8700억 원이 있다며 자신들의 예산 삭감은 문제가 없고 재원은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이재명 대표는) ‘예비비 2조4000억 원이 있다’고 말했는데, 실제 민주당의 독단적인 예산 삭감으로 남아있는 일반예비비 8000억 원은 정보예산뿐”이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의원은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제대로 된 내용 확인도 없이 부정확한 숫자를 가지고 마치 산불 대응 예산이 충분한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