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벨기에, 화웨이 뇌물 스캔들 조사 지속…로비스트 구속

2025년 03월 27일 오후 2:16

중국 정보통신 대기업 화웨이의 장비가 유럽연합(EU) 5G망에서 퇴출당하지 않도록 뇌물을 제공한 로비스트 등이 구속됐다.

화웨이는 해당 로비스트를 통해 유럽의회 관계자들에게 거액의 현금, 축구 경기 티켓, 스마트폰 등을 제공하며 EU 5G망 사업에 참여하려 했다.

벨기에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근 4명을 부패 및 범죄 조직 가담 혐의로 체포했다. 체포된 인물 중 한 명은 화웨이의 로비스트로, 과거 유럽 의회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유럽의회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고, 이들이 화웨이를 옹호하는 서한 등을 발송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서한은 2021년 1월 유럽 의회 의원 8명의 서명을 받아 EU 집행위원회에 제출됐다. 서한은 “5G 기술 도입이 정치화됐다”며 “(EU가) 근거 없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외국 5G 장비를 배제하는 것을 비판했다.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일부 EU 회원국들은 자국 내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으며, EU 집행위원회도 화웨이를 다른 통신 장비 공급업체보다 “더 높은 위험”을 초래하는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안보 위기를 부풀린다’는 비판은 중국 공산당이 외국의 내통세력을 이용해, 침투 공작을 은폐하고 현지 반대여론을 조성하려 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유럽’은 벨기에 검찰이 유럽 의회의 한 의원 보좌관을 체포하며 수사 내용을 상세히 기술한 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에는 “해당 거래는 화웨이 중국 본사의 고위 간부, 특히 브뤼셀 유럽본부 책임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되어 있으며, 이 사무소장의 이름은 ‘Abraham L.’로 확인됐다.

체포된 의원은 “내 보좌관이 전 동료로부터 1000유로(약 144만 원)를 은행 계좌로 받았다”며 “이 자금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럽 의회 의원들에게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화웨이 관계자가 유럽 의회 의원 전원을 해외 행사에 초청한 적이 있지만, 나와 내 대표단은 이러한 초청을 수락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로비 활동에는 화웨이 스마트폰 제공과 축구 경기 티켓 제공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당국은 앞서 지난 18일 화웨이와 관련된 유럽 의회 뇌물 사건으로 5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자금세탁 혐의를 받던 1명은 조사 후 석방됐는데, 나머지 4명이 이번에 전원 구속된 것이다.

‘폴리티코 유럽’은 벨기에 검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유럽 의회의 심각한 부패, 문서 위조, 자금 세탁 등의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 사건의 핵심은 화웨이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았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주요 기밀이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위험이 있다고 각국에 화웨이 장비 배제를 요청해왔다.

EU도 이를 받아들여 회원국에 화웨이 장비 철거를 권고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몇몇 정치인들의 반대로 화웨이 장비 철거가 이뤄지지 않아 중국 공산당의 로비 의혹이 일었고 이번에 그 일부가 드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