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10여종 바이러스 창궐…“의료진, 코로나19 언급 기피”

2025년 03월 25일 오후 2:58

코로나19 의심되지만, 정권의 ‘종식’ 발표에 의료진 언급 기피
대형병원·화장터 모두 만원…“주변서 급성 폐렴으로 사망자 늘었다”

중국에서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면서 병원들이 환자로 가득 찼다. 다수의 중국인들은 주변에서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돌연사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유행 바이러스는 노로바이러스다. 한국에서도 지난 2월 10년 만에 가장 심각하게 유행한 바 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두(成都)시에 거주하는 류(劉)모씨는 NTD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감염됐다.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 거의 한 달 동안 설사가 계속됐다”고 밝혔다.

류씨는 “설연휴 기간 자주 외출했다”며 명절 때 여기저기 다니면서 감염됐을 것으로 추측했으며, “노로바이러스 외에 감기, 발열 증상도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폐렴이 유행하면서 어린이와 노인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들 하지만, 정부가 ‘팬데믹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에 누구도 ‘코로나19’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서 병원 초만원…홍콩 학생들도 감염

톈진(天津) 시민 장(張)모 씨도 “시내 큰 병원은 지난겨울부터 환자로 북적이고 있다”며 “구토와 설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장씨는 “직장 동료 중 감기, 발열, 기침 증상이 심한 사람이 많고,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는 이들도 있다”며 “평소 병을 잘 앓는 사람들은 며칠 만에 증상이 재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칭(安慶)시에 사는 리(李)모씨는 “친구네 가족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외식 후 장모님이 감염됐고 이후 친구 부부와 가사 도우미까지 두통과 구토, 설사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응급방송은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노로바이러스가 여전히 확산 중이며, 학교, 회사, 크루즈선 등 집단생활 공간에서 쉽게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을 방문한 여행객 중에도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 홍콩 방역당국은 “3월 초 샤틴(沙田)공립중학교 등 3개 중학교의 교사와 학생 52명이 ‘사오관(韶關, 중국 남부 광둥성의 중소도시) 단하(丹霞) 문화 탐방’에 참가한 뒤 급성 위장염 증상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앞서 2월에도 ‘황산(黃山) 탐방을 다녀온 홍콩 4개 중학교의 학생과 교사 13명도 비슷한 증상을 겪었으며 이 중 9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독감, 아데노바이러스 등 동시 유행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코로나19, 독감, 아데노바이러스 등 10여 종의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시민 리(李)모씨는 “최근 목이 심하게 아팠고, 주변에도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이 많았다”며 “코로나19 재확산이 의심되지만, 누구도 코로나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씨는 “대형 병원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넘쳐나지만, 병명을 물어보면 의료진이 독감 증세라며 정확한 원인을 말해주지 않는다고 한다”며 당국이 코로나19 재확산 사실을 감추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베이징 시민 우(武)모씨는 “생각해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로 병원이 붐비지 않는 날이 없었다”며 “가족들이 모두 코로나19 감염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병원에서는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장터 성업…곳곳서 대형 소각로 확충 사업

톈진 시민 장(張)씨는 “호흡 곤란 증세로 숨지는 고령자가 늘어났다”며 “지난 연말연초 가까운 친척 어르신 두 명이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가 숨졌고, 고모도 급성폐렴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며칠 만에 돌아가셨다. 의료진도 제대로 손쓸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장씨는 화장터에서도 사람들이 밀려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인을 모시고 장례식장에 도착했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 장례식장에서 하라는 대로 절차를 급히 마무리해야 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쓰촨성 훙야(洪雅), 산시성 닝우(寧武), 후난성 화룽(華容), 장시성 완자이(萬載), 신장 커핑(柯坪) 등지에서 대규모 장례식장을 신축 또는 증축하거나 소각로를 증설하고 있다.

인구 감소가 급속히 진행 중인 중국에서 장례식장을 증설하는 현상을 두고, 전염병 확산에 관한 당국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