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정보당국 “中 공산당, 구조적으로 관리·군인 부패 조장”

2025년 03월 24일 오후 12:31

국가정보국 보고서, 정부과 군대에 견제 장치 미흡
시진핑, 반부패 실시했지만 가족은 거액 기업지분 유지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중공) 총서기의 가족들이 여전히 수천만 달러 규모의 기업 지분과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국장실이 공개한 보고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부와 부패 활동(Wealth and Corrupt Activities of the Leadership of the Chinese Communist Party)’에 따르면, 시진핑 총서기의 가족들은 그가 최고 지도자가 된 이후 일부 자산을 처분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도 상당한 기업 지분과 금융 투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공개된 자료가 시진핑 본인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입증하지는 않지만, 가족들의 자산이 간접적으로 그의 이익을 위해 관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은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 이듬해 국가주석에 오르면서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들의 반부패 운동을 전개하며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당 조직 내에서 약 500만 명이 조사를 받았고, 이 중 470만 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2022년 기준).

하지만, 그의 가족들이 여전히 거액의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권력자 자신과 주변만은 예외로 하면서 반부패 운동의 정당성을 스스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공의 정부와 군대의 구조적 특징이 부패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집권적 권력 구조와, 독립적인 감시 체계의 부재, 특히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견제 장치 부족을 부패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중국 관리들은 부패를 통해 합법적인 수입의 4배에서 6배까지 벌어들이고 있으며, 고위직일수록 접근할 수 있는 자원이 많아 더 큰 부패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부패 사례 중 하나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거론됐다. 전인대는 명목상 국민의회로 인민을 대표하는 역할이지만, 실상은 중공의 이념과 정치명령을 전국 각지에서 수행하는 한편, 권력형 비리의 온상으로 여겨진다.

보고서는 “전인대 대표직은 정부의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상징적인 권력직”이라며 “일부 인사들은 거액의 뇌물을 지급해 대표직을 얻고, 임기 중이나 퇴임 후 이를 이용해 사업적 이익을 도모한다”고 했다.

전인대 대표들은 외국 의회나 국회의원들과 교류를 통해 인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맥은 종종 외국 정치인들에게 그들의 지인이나 친구, 주변인을 통해 사업적 기회를 제공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른바 통일전선공작의 일환이다.

이 때문에 미국 연방상원이나 하원은 중국을 방문해서 카운터파트인 전인대 외교위원회 등 여러 중국 관리들을 만나 대화를 하기도 하지만, 상설 단체를 결성한 사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의원과 중공 전인대 관리가 직접 만난 최근 사례는 2023년 10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미국 의회 대표단의 방중이 마지막이다.

다만, 한국의 경우 국회에 결성된 ‘한중의원연맹’을 통해 국회의원들이 중공 전인대 대표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중국 내 이권 제공 제안 등 중공의 침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