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왜 전쟁을 추구하는가?

중화인민공화국(PRC)은 ‘리더십’이란 단어를 쓰면서 글로벌 패권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중국의 세계 지배 추구는 시진핑과 중국공산당(CCP)의 불안정한 권력에 기인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한 외부 관찰자들에게는 이상한 주장으로 보일 수 있다. CCP가 장악한 당-국가-경제 단일체체의 정상에 있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독재자가 바로 시진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자신의 위치를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는 사실 자신의 권력과 권위에 대해 깊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의 불안감은 그의 야망을 키우고, 이는 더 많은 불안감을 만들어내며, 그를 국내외적으로 권력 확장을 추구하도록 이끈다.
시진핑의 불안감은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된다. 시진핑 자신을 위한 마오쩌둥식 개인숭배 도입, 당 내외 모든 보안기관에 대한 개인적 지배 강화, 기술과 인력을 동원한 대규모 감시 체계의 국내외적 확대, 홍콩의 민주주의 유산 파괴, 내부의 의견 불일치를 외국의 공작으로 규정, 해외의 비판에 대한 과민 반응, 그리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경제 스파이, 사보타지 및 협박 등이 그것이다.
권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시진핑과 그의 측근들은 이라크, 리비아 등 다른 나라의 일당 독재 정권이 몰락한 데 대해, 특히 1991년 소련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한 데 대해 연구했다. 시진핑과 중국공산당이 소련 붕괴로부터 얻은 교훈 중 하나는 군대에 대한 절대적 통제의 필요성이다. 시진핑은 1991년 소련이 붕괴한 것은 적군(赤軍·러시아의 정규군)이 공산당을 방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1989년 톈안먼 사태 때 중국인민해방군(PLA)이 당의 명령에 적극적으로 응했기 때문에 중국공산당이 지금까지 권력 독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편집증에 가까운 불안감은 시진핑으로 하여금 지속적인 숙청과 사상교육을 통해 인민해방군의 충성심을 확보하도록 강박한다. 시진핑은 인민해방군의 모든 최고 지도자들을 임명하거나 교체했다. 나아가 인민해방군 각 부대가 하루의 20%에서 40%를 시진핑 자신을 찬양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치적, 이념적 사상교육에 할애하도록 지시했다. 마오쩌둥이 주장했듯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따라서 시진핑은 무기를 다루는 이들이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충성하고 복종하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든 아끼지 않는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시진핑이 생각하는 인민해방군의 1차적 목적은 외적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국내의 반대세력으로부터 자신과 정권을 보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게 합리적 결론이다. 결국, 사상교육에 할애하는 매 시간은 전투 훈련을 하지 않는 시간이다. 만약 사상교육이 내부 반대세력을 진압할 임무를 띤 육군에만 적용된다면 이러한 해석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사상교육 의무는 인민해방군 모두에게 적용된다. 해군, 공군 또는 로켓군이 시위대 진압에 동원될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따라서 시진핑이 군을 장악하려 애쓰는 것은 인민해방군을 동원할 수 있는 무제한적 자유를 확보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공산당의 다른 고위층과 상의하거나 군의 충성심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이 독단적으로 전쟁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시진핑 혼자서 자신의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결정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정치적 대가를 그 혼자서 치르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한 결정 중 가장 중대한 것은 마오 이래 중국공산당의 모든 지도자들이 이루지 못한 명시적이고 핵심적 목표인 대만 점령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지 여부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면 시진핑은 거의 신화적인 지위를 획득할 것이다. 시진핑이 그 목적을 위해 군사력 사용을 감수할지의 문제는 중국과 미국 간의 실제 전쟁 가능성을 추정하는 데 있어 핵심 요소다. 중국은 우선적으로 총 한 발 쏘지 않고 대만을 흡수하길 원하며, 둘째로는 미국의 무장 개입을 저지하면서 인민해방군을 사용해 대만을 정복하길 원하고, 셋째로는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미군과의 직접 전투를 상정한다.
중국의 경제 둔화 이전까지는 전쟁 가능성이 낮았다. 이는 시진핑이 인민해방군 현대화가 2035년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기한을 상대적으로 길게 잡았기 때문이다. 이 기한은 시진핑의 나이, 인민해방군의 준비, 그리고 쇠퇴하는 미국과 비교해 중국의 필연적인 부상이라는 중국공산당의 가정에 입각해 설정되었다. 그 가정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힘은 성장할 것이고, 미국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약체로 몰락해서, 중국이 미국의 반응을 고려할 필요 없이 서태평양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진핑 치하의 중국 경제는 생산성 하락, 과잉 생산, 미약한 수요, 디플레이션, 막대한 부채, 그리고 노동 인구의 감소에 직면해 정체되었다.
이러한 문제 중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따라서 중국은 장기적으로 낮은 성장률과 미국에 비해 경제가 쇠퇴할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 이러한 사태 전환은 시진핑의 시한을 변화시켰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에 비해 중국의 입지는 약해진다. 게다가 경제 성장 없다면 시진핑은 정당성의 근거로서 배타적 민족주의와 외부 위협에 더 크게 의존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대만에 대한 행동을 차라리 일찌감치 취하도록 시진핑에게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시진핑이 현재 인민해방군에 대해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만에 대한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군대를 사용하려는 욕구는 엄청날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동맹국 지도자들은 시진핑이 군사적 선택지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조율할지 결정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