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01: 시를 꺼리는 독자들을 위한 조언
시의 많은 장점과 영감을 주는 힘 덕분에…시를 읽을 마음이 생길 수도

내 가까운 친구, 그녀는 항상 책을 읽는다. 이제 18세기 영국 여류 작가 제인 오스틴의 모든 소설을 읽었고, 최근엔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Mansfield Park)’ 독서를 끝냈다. 이제는 소파에 앉아 그녀가 선호하는 역사서, 전기, 여행서들을 읽고 있다. 그녀는 필명을 사용해 ‘The Train From Greenville(그린빌에서 온 기차)’이란 제목의 미국과 기차 여행에 관한 감동적이고 달콤한 작품도 썼다.
하지만 그녀는 시를 거의 읽지 않는다.
또 다른 오랜 친구는 ‘잭 리처(Jack Reacher)’ 시리즈와 같은 서스펜스 스릴러를 즐기고 남북전쟁 역사에 관심이 있으며 하루에도 온라인 에세이와 기사를 수십 개씩 읽지만 역시 시집을 열어보진 않는다. 그의 시에 대한 회피는 혐오감이라기보다 무관심 때문인 것 같다. 그는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물론 러디어드 키플링, 에밀리 디킨슨,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같은 시인들의 작품을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들의 작품은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고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내가 아는 학생, 지인 중에는 시집 펼쳐보는 것을 ‘물 없는 수영장에 뛰어드는 것’만큼이나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시를 공개적으로 싫어한다. 이는 학창 시절 셰익스피어의 무운시(無韻詩)를 읽거나 월러스 스티븐스(미국의 모더니즘 시인)의 ‘The Emperor of Ice-Cream(아이스크림의 황제)’을 해독하는 것이 천 개의 칼로 찔리는 고통처럼 느껴졌던 기억에서 비롯된 적대감의 후유증이다.

왜 시인가?
이러한 반감은 시의 광대한 보물창고에서 즐거움, 희망, 지혜 등 수많은 보물을 발견하는 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다.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애가(哀歌) ‘Remember(기억해 주세요)’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위로를 주었고,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의 ‘Invictus(인빅터스)’는 인내와 용기가 필요할 때 버틸 수 있는 의지를 불어 넣어주었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러디어드 키플링의 ‘If-(만약에)’에서 길을 찾았고, 나이가 들었을 때는 19세기 영국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Ulysses(율리시즈)’에서 길잡이를 구했다(그리스 신화 속 영웅 율리시즈는 20년간 길을 잃고 방황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게 된 후에는 에드워드 커밍스의 ‘somewhere i have never travelled(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어딘가)’를 함께 읽으며 그 시가 주는 감각적이면서도 오묘한 설레임의 순간을 공유했다. 유머와 풍자적인 시로 잘 알려진 미국 시인 오그던 내쉬가 흔한 감기를 괴물로 묘사한 시 ‘Common Cold(감기)’는 여전히 웃음을 자아낸다.
지금과 같은 문자와 밈의 시대에서 일부 사람들은 시가 생각과 감정을 압축하는 방식이 산문과 비교해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종이 위의 글들이 노래처럼 들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시의 리듬, 튕기듯 뛰는 박자, 운율, 그리고 단어 선택에서 음악을 찾는다. 한 가지 실험을 해보자. 19세기 미국의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명시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내가 죽음을 위해 멈추어 설 수 없기에)’를 펴든 다음 오래된 콜라 광고 음악 ‘I’d Like to Teach the World to Sing(난 세상에 노래를 가르쳐주고 싶어)’을 들어 보라. 그 멜로디에 맞춰 디킨슨의 죽음에 관한 구절을 부를 수 있다. 그 효과는 우스꽝스럽고 시를 평범하게 만들지만 핵심은 이렇다. 그 단어들은 음악적 리듬에 따라 흔들린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시까지 많은 시는 우리의 마음에 단어와 구절, 생각과 감정의 조각들을 남긴다. 이것들은 진리와 아름다움, 선함을 반영하는 고귀한 감정들이다. 이것들은 우리와 함께하며, 우리의 삶과 세상에 대한 관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 ‘The Lady of Shalott(샬롯의 여인)’에 영감받아 19세기 영국 예술가 존 워터하우스는 동명의 유명한 그림을 그렸다. 더 큰 차원에서 윈스턴 처칠은 수많은 시를 암기했으며, 그는 시의 보물창고에서 국가를 고무시키는 금빛 영감을 자주 끌어냈다.

이것들은 시에 도전해 볼 이유 중 일부다. 다음은 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 팁이다.
디지털 자원
온라인에서 ‘어떻게 시를 읽을 것인가’를 검색하면 손쉽게 많은 자원을 찾을 수 있다. 이 중 일부 기사는 일반 독자를 위한 것이며, 다른 일부는 특정 시의 의미를 파악하거나 운율 구조, 무운시와 같은 시의 기법에 대해 더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다. 내 경우 ‘고전 시인 협회(Society of Classical Poets)’ 웹사이트를 좋아하며 시와 에세이의 방대한 컬렉션을 갖춘 비영리 ‘시 재단(Poetry Foundation)’ 사이트도 자주 찾는다.
시를 읽기 시작하는 쉬운 방법 중 하나는 하루에 시 한 편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매일 시 한 편이 우편함에 도착한다. 이러한 서비스 중 상당수가 새로운 시인들의 작품을 다룬다.
이 자원들 외에도 내 경험에서 얻은 몇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시집
공공 도서관에 가보면 여러 시집이 있을 것이다. 시와 시인들을 탐색하고 무엇이 눈에 띄는지 찾아보는 데 이상적이다. 예를 들어 ‘노턴 시선집, 제6판(Norton Anthology of Poetry, 6th Edition)’은 1800편이 넘는 시를 수록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교육 자료다. 더 전문화된 작품은 도버 출판사가 펴낸 ‘Great Love Poems(위대한 사랑 시들)’에서부터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출간한 ‘The New Oxford Book of War Poetry(새로운 옥스포드 전쟁 시선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초보자에게 매력적일 수 있는 책 중 하나는 헤이즐 펠레만 편저 ‘The Best Loved Poems of the American People(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들)’이다. 총 670쪽 분량의 이 시집은 고전 시와 함께 20세기 초까지의 인기 있는 시들을 다루고 있으며 참조와 영감을 위한 훌륭한 자원이다.

작은 시작이 똑똑한 시작
블록을 한 바퀴 돌아 걷기 시작할 때처럼, 시를 탐색할 때도 짧은 시들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짧은 시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쉬우며 대개 의미가 간단하고, 시적 마라톤보다 단거리 경주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 시는 내가 오랫동안 좋아한 에드윈 마컴의 ‘Preparedness(준비)’다.
모든 날을 준비하라,
그리고 그날들을 항상 똑같이 맞이하라;
너가 모루일 때는 참아라—
너가 망치일 때 쳐라.
(For all your days prepare,
And meet them ever alike;
When you are the anvil, bear—
When you are the hammer, strike.)
온라인에서 ‘유명한 짧은 시들’을 검색하면 많은 선택지를 찾을 수 있다. 엠마 볼드윈의 ‘25 Short Famous Classic Poems(25편의 짧은 유명한 고전 시)’는 훌륭한 출발점을 제공한다.
자신의 마음 따르기
자신의 관심사와 맞는 시와 시인을 찾아보라. 내가 젊은 시절 자주 찾았던 시인은 키플링, A.E. 하우스먼,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다.
요즘 시에 대한 내 관심은 미덕을 고취하고 자기 개선을 촉진하는 시로 바뀌었다. ‘Solitude(고독)’로 가장 잘 알려진 엘라 휠러 윌콕스는 특히 좋아하는 시인이다. 이러한 취향은 일부 시 애호가들에게 나를 ‘중간층 독자’로 간주하게 만들지만 난 이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인다.
소리 내어 읽기
시란 소리 내어 읽기 위해 만들어졌다. 리듬과 운율은 눈만큼이나 귀를 위해 존재한다. 라디오, TV, 컴퓨터 같은 전자오락기기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우리 조상들은 종종 거실에 모여 시와 이야기들을 가족과 함께 읽었다.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 쉽게 시를 읽을 수 있고, 혼자 있을 때도 소리 내 읽을 수 있다. 소리 내 읽기 전략은 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훌륭한 방법이며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열린 두뇌, 시 삽입
시를 자신의 일부로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은 그것을 암기하는 것이다. 그럼 시어(詩語)가 필요할 때, 더 중요하게는 영감이 필요할 때 그것들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시의 일부 구절도 우리의 상황을 이끌고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버이날에 일하는 레스토랑 서빙 요원이나 토요일 저녁 응급실 간호사는 키플링의 ‘If-’의 첫 두 줄을 떠올리며 혼란 속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네가 주변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그것을 네 탓이라며 비난할 때도 냉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If you can keep your head when all about you/
Are losing theirs and blaming it on you.”)
탐험하고, 탐험하고, 즐기라
이 마지막 제안은 고등학교나 대학 시절 문학 수업에서 ”절대 시는 다시 읽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독자들을 위한 것이다. 수업 중 해부학적 분석은 그들이 시에 대한 어떤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을 죽였다. 그 같은 비판적 접근은 문학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속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미국의 전 계관시인 빌리 콜린스의 ‘Introduction to Poetry(시에 대한 소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기 시를 읽지 않는 방법이 나와 있다.
나는 그들에게 시를 한 편 가져가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빛에 비추어 보라고,
색깔 필름처럼.
혹은 귀를 그것의 벌집에 대고
소리를 들어 보라고.
나는 그들에게 시 속에 쥐를 넣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길을 찾아 나오는 모습을 보라고,
아니면 시의 방 안으로 들어가
벽을 더듬으며 스위치를 찾아보라고.
나는 그들이 시의 표면을 가로질러
수면 위를 스키 타듯 미끄러지며
해안에 있는 작가의 이름에 손 흔들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건
시를 의자에 묶고 밧줄로
그것에게 고백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호스로 때리기 시작한다
그것이 진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I ask them to take a poem
and hold it up to the light
like a color slide
or press an ear against its hive.
I say drop a mouse into a poem
and watch him probe his way out,
or walk inside the poem’s room
and feel the walls for a light switch.
I want them to waterski
across the surface of a poem
waving at the author’s name on the shore.
But all they want to do
is tie the poem to a chair with rope
and torture a confession out of it.
They begin beating it with a hose
to find out what it really means.)
미국에서 4월은 국가가 정한 ‘시의 달’이다. 학교, 도서관, 서점들이 모두 이 축하에 참여하는 지금이야말로 시의 기쁨과 즐거움에 빠져들기에 완벽한 시간이다.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