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불법이민 추방에 적성국국민법 발동… 논란 격화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3월 16일 트럼프 정부를 대리하여 콜롬비아 특별구 연방 지방법원에 긴급 신청을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 1798년 제정된 적성국국민법(Alien Enemies Act)을 발동했는데, 이를 차단한 연방 판사의 3월 15일 자 명령을 무효화하기 위한 것이다.
본디는 신청서에서, 제임스 보스버그 연방 지방법원 판사가 “전례 없는, 전국적인 임시 제한 명령”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정부는 3월 15일, 베네수엘라 갱단 트렌 데 아라구아와 연관된 불법 이민자 등 260여 명을 추방했다. 엘살바도르는 이번 주에 이미 트럼프 정부가 갱단 구성원으로 지정한 최대 300명의 불법 이민자를 받아들이기로 동의했다.
보스버그 판사는 이들을 태운 비행기가 베네수엘라를 향해 가는 도중에 추방령 일시 정지를 명령했다. 정부가 이미 불법 이민자들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로 송환해 수감시키고 있기 때문에 즉시 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정은 미국시민자유연합(ACLU)과 민주주의 포워드(Democracy Forward)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한 판결이었다.
이에 대해 본디는 보스버그가 행정부의 권한에 대한 “대규모의, 권한 없는 침해”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보스버그는 “그들의 추방을 잠시 지연하는 것이 정부에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은 정부가 구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들을 운송 중인 비행기들의 회항을 명령했다.
트럼프는 몇 주 전 베네수엘라 갱단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고, 3월 15일에는 그들이 미국을 침략하고 있다고 말하며 추방을 명령했다. 그는 1798년 제정된 적성국국민법을 발동했는데, 이는 대통령에게 대량 추방을 가속화하기 위한 정책과 행정 조치에 대해 더 넓은 재량권을 허용하는 전시 권한이다.
이 법은 이전에 단 세 번만 발동되었다. 모두 전시였다. 가장 최근의 적용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으며, 독일인과 이탈리아인들을 수감하고 일본계 미국인들을 대량 수용하는 데 사용되었다.
트럼프는 성명서에서 “수년 동안 베네수엘라 정부 및 지역 당국은 트렌 데 아라구아(TdA)를 포함한 초국가적 범죄 조직에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빼앗겼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는 미국에 대한 침략과 약탈적 침입을 저지르는 하이브리드 범죄 국가가 되었다. 미국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변호사들은 보스버그의 명령에 대한 긴급 신청서에서, 정부가 ACLU 등이 제출한 신청에 대응할 “충분한 시간”을 보스버그가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기회가 있을 때 FTO(외국 테러 조직)와 연결된 적성 외국인들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그것이 정부의 임무다. 그럼으로써 국민이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본디는 3월 15일 밤 보스버그의 결정을 비판하는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며, 법무부는 트렌 데 아라구아가 미국에 입국하고 활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백악관 및 다른 연방기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보스버그의 명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을 유린하고 있으며 대중과 법 집행기관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분노했다.
1798년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에 의해 서명된 적성국국민법은 미국 내 이민과 언론을 제한하는, 외국인 및 선동법의 일부였다. 이 법은 대통령에게 전시에 비시민권자를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애덤스는 1798년부터 1800년 사이 프랑스와 선전포고 없이 치른 해전 중에 이 법을 적용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