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상승세…“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선제 대응 필요”

2025년 03월 17일 오후 12:50

최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융당국이 집값 상승 지역의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며 실수요자를 위한 자금 공급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을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주요 시중은행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가계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의 대출 동향을 주간 단위로 세분화해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월 명절 상여금 등 일시적 효과로 9000억 원 감소했던 가계대출은 2월 들어 4조 3000억 원 증가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신학기 이사 수요와 연초 은행권의 영업 재개가 맞물리면서 2월 가계대출이 다소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2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 규모가 축소됐으며, 가계대출 증가 양상도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의 과열보다는 계절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서울시가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한 이후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금융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2018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138건으로, 전월 대비 52% 증가하며 지난해 8월(6537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격한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 가능성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변화가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금융권은 3월 시장 상황을 신속히 판단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막히지 않도록 금융사들이 자율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현재 3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2월만큼 가파르진 않다”며 “아직까지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날 참석한 은행들은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고려해 주택담보대출 신청과 취급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가격이 급등한 일부 지역의 대출을 신중하게 심사하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해 리스크 확대를 방지할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과 대출 추이에 따라 금융권의 추가적인 대응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향후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될 경우 서울시와 협의해 토지거래허가제를 재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