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야, 주말 장외 총력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서 여야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장외 여론전에 돌입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양측은 헌재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최근 윤 대통령의 석방과 최재해 감사원장 등 정부 고위공직자에 대한 탄핵소추가 잇따라 기각되면서 윤 대통령 탄핵도 각하·기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당초 예상보다 헌재의 선고가 늦어지는 상황을 두고 헌법재판관들 사이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 목소리를 극대화하고 헌재를 압박하기 위해 대규모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16일 헌재 앞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릴레이 시위가 계속된다.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각하 및 기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다. 박덕흠, 김정재, 송언석 등 10여 명의 의원도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며 헌재를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개별 의원들의 행보와 거리를 두며 선고 결과에 따른 유동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윤 대통령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16일에도 민주당은 국회에서 헌재까지 이어지는 도보 행진과 집회를 진행한다. 지난 11일 광화문에 천막 농성장을 설치한 민주당은 매일 오후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8.7㎞를 도보로 행진한 후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탄핵국회의원연대’ 소속 박수현, 민형배, 김준혁 의원은 진보당 윤종오 의원과 함께 단식 농성 중이며,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탄핵 찬성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신변 위협을 받으며 안전상의 이유로 장외 집회 참석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탄핵 선고를 앞두고 여권의 대권 주자들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불교·천주교계 예방 일정도 추진 중이다. 안철수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17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유승민 전 의원도 18일 TK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저서 출간 일정을 조정하며 탄핵 선고 이후 정치적 행보를 조율하고 있다. 오 시장은 24일 ‘다시 성장이다’를 출간할 예정이며, 홍 시장은 당초 21일로 예정됐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의 출간을 탄핵 심판 이후로 미뤘다. 여권의 대권 주자들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탄핵 반대 지지층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향후 정치적 입지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37%가 차기 대선 주자에 대한 의견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탄핵 결과에 따라 보수 진영의 정치적 지형이 급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당심의 향방이 불확실한 만큼, 여야 모두 이번 주말 집회를 통해 유리한 여론 지형을 선점하려는 총력전에 나서며 정치권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