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보기관 “코로나19, 中 우한 연구소 유출 가능성 높다”

2025년 03월 14일 오전 10:54

독일 연방정보국(BND)이 코로나19의 기원이 중국 우한의 한 실험실 사고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실험실 유출설을 지지한 데 이어 또 한 번 외국 정보기관에서 나온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각) ‘쥐트도이체 차이퉁’과 ‘차이트’ 등 복수의 매체는 연방정보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실험실 유출설’로 분류했으며, 그 확실성을 80~95% 수준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연방정보국은 이미 2020년 중국 연구기관의 과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는 중국 내 연구소 실험이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안전 규정을 대거 위반한 정황이 담겼다. 연방정보국은 이 내용을 총리실에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독일 정보당국은 팬데믹 초기부터 ‘실험실 유출설’에 무게를 두고 조사해 왔으며, 바이러스가 우발적인 사고로 인해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는 중국 공산당(중공) 당국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스위스 매체 ‘노이에 취리허 차이퉁(NZZ)’도 비슷한 보도를 내놨다. 매체는 독일 정부가 우한 실험실 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연방정부 대변인은 “정보 조사 결과는 원칙적으로 대중에 공개되지 않으며, 책임 있는 국회 위원회에만 보고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독일 총리실과 연방정보국 과학자들 사이에 코로나19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16년간 친중노선을 펼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영향으로 중공에 불리한 발언을 자제해 왔으나, 2021년 9월 그녀의 사임 이후 3년 만인 올해 2월 선거에서 중도우파 정권이 승리하면서 외교 분야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부는 모습이다.

한편, 미국 정부도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입장을 바꾸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CIA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던 기존 태도를 변경해 실험실 유출설을 명확히 지지하기 시작했다.

새롭게 취임한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은 CIA가 보유한 관련 정보를 즉시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며, 중화권 일각에서는 미국 측 관계자가 중국 고위 관료를 접촉해 코로나19 확산 당시 상황을 조사했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는 제이크 설리번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바이러스 기원을 재조사하도록 지시했으며, 당시 CIA 국장이었던 윌리엄 번스도 분석팀에 명확한 결론을 내릴 것을 요청했지만, 그의 임기 중에는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연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실험실에서 유래했음을 다시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