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경주 APEC 참석할까…전문가 “권력 이미 상실”

조셉 윤 주한 미 대사대리가 오는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참석할 수 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세종연구소가 개최한 제7차 세종열린포럼에서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꼭 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국은 차기 APEC 의장국인 만큼, 시 주석 역시 100%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나란히 참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급변하는 중국 국내 정세로 미뤄볼 때 시진핑 총서기의 방한은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내부 상황이 최근 급격히 변하고 있으며, 통치 위기에 직면한 시진핑은 군권마저 상실해 ‘언제 퇴진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건강 이상설, 군권 상실, 당내 권력 약화 등 시진핑 권력에 의혹을 제기하는 소문이 파다했다.
해외 시사평론가 차이선쿤(蔡慎坤)은 “최근 시진핑이 이미 철저히 권력을 상실했으며, 공식 퇴진 발표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중국 공산당의 실질적 권력은 세 명의 원로 정치인에게 돌아갔고, 군권은 중앙군사위원회 제1부주석 장여우샤(張又俠·74)에게 넘어갔다. 그는 시진핑의 퇴진 발표 시점에 대해 “올가을 열릴 4중전회(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 중국 군부 회의에 걸린 현수막은 시진핑이 이미 군권을 상실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중국군 학습회의에서 군인들 뒤로 보이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집체영도 민주집중’이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는데 이는 ‘당의 지도력은 한 사람이 아닌 당 위원회를 통해 집단으로 행사되며 중요한 결정은 집단 토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중앙집권적 지도를 강조해 온 시진핑 1인 체제에서 ‘집단 지도’ 체제를 언급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도전이자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면 시진핑의 APEC에 참석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 속에서 한국 정부 일각에선 시진핑 총서기의 경주 APEC 참가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한국 공연을 앞둔 미국 션윈예술단의 공연장 대관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션윈 한국 공연 주관사 측은 “올해 경주 APEC 때 중국 시진핑 총서기를 초청하기 위해 미국 션윈예술단 공연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는 정보를 신뢰할 만한 정부 관계자로부터 입수했다”며 “이는 한미동맹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한편, 현 정부의 대외정책과도 배치되는 친중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PEC 회의를 계기로 천년 고도 경주에 미중 양국 정상이 함께 등장하는 역사적 장면이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