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부 보고서 유출…중공, 트럼프의 팬데믹 책임 추궁 가장 경계”

2025년 03월 11일 오후 5:19

반체제 학자 위안훙빙, 중국 내부 정보 입수해 주장
“트럼프의 전략적 카드는 중공이 보유한 미국 국채 압류”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공산당(중공)과 전면적으로 대결하는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중공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팬데믹 책임 추궁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내부 보고서가 유출됐다.

중공 당국은 최악의 경우 대만해협에서 전쟁을 일으켜 미국과 정면충돌하는 선택지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호주에 체류하는 망명 학자 위안훙빙(袁红冰) 전 베이징대 교수는 중공 내부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근거해, 최근 열린 중공 중앙서기처 산하 싱크탱크 회의에서 “미국의 팬데믹 책임 추궁이 가장 큰 위협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위안훙빙이 입수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공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겉으로는 무모해 보이지만, 실상은 치밀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트럼프가 중공에 대한 강경 대응을 준비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여론전과 법적 조치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미국은 중국 정부가 보유한 미국 국채와 중국 관리들의 해외 자산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팬데믹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의 만성적인 국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공, 최악의 시나리오로 ‘대만해협 전쟁’까지 검토”

위안훙빙에 따르면, 중국 내부 보고서에서는 트럼프의 책임 추궁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대응책’으로 대만해협에서 무력 충돌을 감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중국 본토로 미군을 끌어들여 직접 미국과 결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트럼프 정부의 압박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다만 위안훙빙은 이러한 내용은 ‘상부 보고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도 중공 외교 싱크탱크가 트럼프 정책을 잘못 예측한 사례가 많다며, 단순히 지도부를 만족시키기 위한 정치적 문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왕이 외교부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안을 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성, 즉 ‘푸틴과의 직접 협상’ 전략을 예측하는 데 실패하는 바람에 시진핑으로부터 강한 질책을 들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美, 팬데믹 책임 추궁 본격화…中 자산 압류 현실화하나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는 팬데믹의 책임을 중국에 묻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신임 국장 존 랫클리프는 “우한 연구소 기원설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관리들도 잇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가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된 것”이라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중화권 일각에서는 미국 측 정보요원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고위 관리와 접촉했거나 혹은 접촉을 시도했으며, 중공 당국이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해당 관리를 처분했다는 루머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은 올해 2월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된 장차오량(蔣超良) 전 후베이성 서기다.

후베이성은 코로나19 진원지인 대도시 우한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후베이성 최고 책임자인 장차오량은 코로나19 방역 실패의 책임을 지고 2020년 3월 해임됐다. 그러나 이듬해 8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에 임명되면서 ‘보여주기식 문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인대 상무위원직은 중국에서 ‘안전지대’로 여겨진다. 권력자의 보호를 받는 인사들이 노후까지 안락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임명되는 직위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안전지대에 안착한 것으로 여겨졌던 장차오량에 대해서 올해 2월 뜻밖의 뉴스가 보도됐다. 그가 부패 혐의로 조사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혐의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해외의 중국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차오량이 팬데믹과 관련된 미국의 조사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차오량이 팬데믹 발생 초기, 중공 지도부에 정확한 상황을 알리고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설 연휴 이후에 공론화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에 따랐을 뿐인데 문책을 당했다며 매우 억울해했다는 것이다.

장차오량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대신 전인대 상무위원직이라는 안정된 지위를 제공받긴 했지만, 불명예를 두고 중공 지도부, 특히 시진핑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으며, 결국 자신에게 접촉해온 미국 측에 응해 팬데믹 기원에 관한 조사에 협조했다는 내용이다.

때마침 미국에서는 중공에 코로나19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 촉발됐다. 지난 7일 미국 연방법원은 미주리주 주정부가 제기한 팬데믹 책임 소송에서 중국 정부에 245억 달러(약 32조 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 피고는 중화인민공화국, 중국공산당,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 등이다.

미주리주 법무장관은 “주 내에 중국이 소유한 농지 및 기타 자산을 압류해 배상금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나토 체제 이탈은 중공과 결전 위한 수순…중공에는 미래 없다”

위안훙빙은 10일 NTD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2.0 시대가 세계 질서를 크게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점진적으로 이탈하고, 미국의 전략적 중심을 아시아·태평양으로 옮기고 있다”며 “대중 관세와 무역전쟁을 준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중공과의 최종 결전을 위한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의 최종 목표는 미국이 주도하는 ‘황금 시대’를 여는 것이며, 중공은 ‘세기적 대변혁’이라는 구호 아래 세계 패권을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훙빙은 시진핑이 올해 1월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全球南方) 협력의 선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과거 마오쩌둥이 주장했던 ‘제3세계 지도자론’을 재현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력갱생 경제 모델을 추진하려는 시진핑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선진국 세계에 맞서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 저개발 국가를 규합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그의 견해에 따른다면 한국으로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체제에 잔류할 것인지, 중공의 제3세계 연합체에 합류할 것인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위안훙빙은 “중공이 트럼프의 강경 조치에 대해 능동적인 대응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남아있는 선택지는 대만해협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공은 트럼프와의 대결에서 미래가 없다”며 “시진핑의 독재 체제 아래에서 중국의 전략적 사고력은 마비돼 결국 내부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강한 압박에 직면했고, 내부적으로는 경제 위기와 정치적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만해협에서 무력 충돌을 감행하는 것은 ‘최후의 발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위안훙빙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