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4% 급감한 中 태양광 업계, 내수 출혈경쟁 심화로 ‘줄적자’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던 중국 태양광 산업이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내수 시장에서도 극심한 가격 경쟁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화하시보는 지난해 중국 태양광 산업의 수출액이 전년 대비 33.9% 감소했으며, 기업들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태양광 업계는 해외 시장 악화에 내부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출혈을 감수하고 가격을 깎아 상대방을 먼저 쓰러뜨려야 살아남는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중국 태양광 제품의 총수출액은 약 320억 2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33.9% 감소했다. 수출이 감소하면서 남아도는 물량이 내수 시장으로 몰려들자, 가격 급락이 발생하면서 이미 최소 마진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던 중국 기업들은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실리콘 웨이퍼 가격은 반토막이 났고,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셀 가격도 각각 39%, 30% 이상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태양광 제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규모가 작은 업체들부터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 증시에 상장한 태양광 기업 33곳은 매출 감소, 적자 전환, 프로젝트 중단, 지분 변동 등의 이유로 약 400억 위안(약 7조 4천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
중국 태양광산업협회 명예 이사장 왕보화는 “기업들의 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업계 전반의 현금 흐름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中 정부도 경고…“가격 경쟁 심화로 품질 저하 우려”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 전자정보국 리팅(李婷) 국장은 “현재 실리콘 원료, 실리콘 웨이퍼, 태양광 셀, 모듈 등 주요 산업 체인 전반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팅 국장은 “그 여파로 제품 품질 관리가 느슨해지고, 연구개발(R&D) 투자도 줄어드는 등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과도한 내수 경쟁이 해소되지 않는 데다 해외 시장 환경까지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적자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조사기관 인포링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이 1kg당 39위안(약 7200원)으로 대형 생산업체인 다촨(大全)에너지의 작년 4분기 판매 원가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덩치를 키워 생산 원가를 낮춘 일부 대규모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폴리실리콘 업체가 손해를 보면서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중국 주요 태양광 기업들의 2024년도 실적 발표에서는 줄줄이 적자가 확인됐다. 대표적 업체인 다촨에너지를 포함해, 톈허광넝(天合光能), 징커(晶科)에너지 등 3곳의 순이익은 88억 위안(약 1조 6200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업체 간 과도한 가격 경쟁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중국 태양광 산업이 심각한 구조적 위기에 빠졌다”며 “생산 과잉과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품질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