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중국과 중국공산당 구분 지침 …시진핑 호칭도 총서기로

2025년 03월 05일 오후 3:24

악의적 행위 가리킬 때 ‘중국’ 대신 ‘중공’ 사용 권고
“시진핑을 국가주석이라고 부르면 중공의 이념 수용하는 것”

미 국무부가 공식 연설 및 보도자료에서 중국공산당(중공)과 중국 국민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정부가 아닌 중공을 미국의 전략적 경쟁 상대로 규정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3일(현지 시각) 미국의소리(VOA)는 국무부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이번 지침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1기 말기 국무부의 공식 입장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국무부에서 배포된 ‘중국 관련 용어 사용 지침’에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 외교 관리들에게 중국 정부의 행동을 논의할 때 ‘중국 공산당(CCP)’이라는 표현을 명확히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인’ 또는 ‘중국의’를 뜻하는 단어인 ‘차이니즈(Chinese)’를 사용할 때는 중국 국민, 문화, 언어 전체에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피하고 더욱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악의적 행위를 설명할 때 ‘차이니즈(Chinese)’라는 표현을 형용사로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이는 해당 행위가 중국 국민 전체의 책임인 것처럼 보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국무부는 문건에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서 정치, 경제, 군사 및 기타 주요 정책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용어 구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외교 분야 ‘호혜적이며 공정한 관계’ 원칙 강조

문건에서는 또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이념적 표현을 미국 정부가 그대로 답습하는 것을 피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진핑 국가주석을 미국 정부 문서에서 ‘국가주석(President)’이 아니라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칭하도록 했다.

이는 중화인민공화국이 국가보다 당(黨)을 우선시하는 정치 체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재임 시절 추진했던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국무부는 또한 미·중 관계를 다룰 때,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사용된 ‘투자-협력-경쟁’(Invest, Align, Compete) 또는 ‘책임 있는 관리’(Responsibly Managing Competition) 등의 표현을 자제하도록 했다.

그 대신 ‘호혜적이고 공정한 관계(reciprocity and fairness)’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상호주의를 기반으로 중공 치하 중국을 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공은 강력 반발 “냉전적 사고방식, 미중 갈등 심화”

한편, 중공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에 관해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을 부추기려는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린젠 대변인은 최근 루비오 장관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도 “냉전 시대 사고방식에 빠져 있다”며 미국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중공은 미국이 강경한 조치를 취할 때마다 “냉전 시대 사고방식”, “전쟁 위협” 등의 표현을 사용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