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또 승전보…홍콩 기업 “파나마 운하 항만 지분 美에 매각”

2025년 03월 05일 오후 12:21

미국이 파나마에 압박을 가하며 중국 공산당의 파나마 운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가운데, 홍콩 재벌 리카싱의 기업이 파나마 운하 항만 운영권을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4일(현지시간) 홍콩의 창장(CK)허치슨이 보유한 파나마 항만 기업 지분을 미국계 자산 운용회사인 블랙록이 지원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의 규모는 228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하며, 파나마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 위치한 수십 개 항만 운영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의 국익과 국가 안보를 강화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또 한 번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파나마 정부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며, 홍콩 기업이 보유한 파나마 운하 핵심 항만 운영권을 회수하도록 요구해 왔다.

파나마 운하는 미국의 주요 물류 운송 경로일 뿐만 아니라, 미 해군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군함을 배치하는 데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미 정부는 이 중요한 해상 경로가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는 것을 강하게 우려해 왔다.

이날 CK허치슨은 파나마 운하 양 끝에 위치한 발보아 항구 및 크리스토발 항구에 관한 지분 90%를 모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CK허치슨은 그룹 산하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의 자회사 2곳을 통해 두 항구 지분을 소유해 왔다.

또한 허치슨 포트 홀딩스는 중국과 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 사업에 대한 지분 80%를 포함한 기타 자산도 블랙록 계열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향후 미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파나마, 중국 공산당 ‘일대일로’ 탈퇴**

트럼프 행정부가 파나마 정부에 강한 압박을 가한 이후, 파나마 정부는 중국 공산당의 경제 공동체 구상인 ‘일대일로’(一带一路)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두고 주요 외신에서는 트럼프가 거둔 성과로 평가했지만, 일부 중화권 전문가들은 반대 견해를 내놨다. 중국 공산당의 연막 작전이라는 것이다.

시사평론가 차이센쿤은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은 더 핵심적인 이익인 파나마 항구 운영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파나마 정부에 일대일로 탈퇴를 제안함으로써 트럼프에게 한 걸음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도록 했다”고 지난달 분석한 바 있다.

대외적으로 트럼프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파나마가 항만 운영권을 계속 홍콩 기업에 맡겨 두도록 하려 했다고 차이센쿤은 지적했다.

CK허치슨의 결정 이면에는 파나마 정부와 사법부의 공조도 작용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파나마 대법원은 파나마 항만 운영권을 외국 기업에 넘겨준 계약이 위헌이라는 헌법 소원을 받아들였으며, 26일에는 파나마 법무장관 루이스 카를로스 고메스가 해당 계약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려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하면서 계약 무효화에 힘을 보탰다.

결국 미국의 외교적 압력과 파나마 정부의 법적 문제 제기가 맞물리면서, CK허치슨은 항만 운영권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떠나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이 같은 변화는 트럼프의 강경한 대중 정책이 국제 무대에서 효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