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정을 중재할 경우, 중국공산당이 미국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2월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3년 전 선언한 ‘제한 없는’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시진핑은 푸틴에게 양국이 ‘좋은 이웃이자 고난을 함께 겪어온 진정한 친구’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을 맞아 공개된 이러한 ‘우호 관계’는 중국공산당의 심각한 우려를 반영한다.
중국 시사평론가 차이션쿤은 “시진핑의 가장 큰 두려움은 푸틴이 트럼프 쪽으로 기울거나 심지어 미국을 도와 시진핑 정권을 봉쇄하는 데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차이에 따르면, 두 전제정권 간의 동맹은 사실 겉보기처럼 견고하지 않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과 러시아를 밀착시켰다고 말했다. 일단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양국은 기나긴 국경을 따라 영토 분쟁과 같은 오랜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차이는 또한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한 것이 미국 및 EU와의 관계를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민간 및 군사 목적 모두에 사용될 수 있는 상품을 수출해 러시아의 방위산업 복합체 재건을 도움으로써, 서방의 제재 속에서 러시아에 경제적 생명선을 제공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비판해 왔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을 포함한 유럽 지도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 규모의 무력 분쟁을 지켜보면서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의존도를 재고하고 있다.
나토 전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지난해 4월 행사에서 “과거에 우리는 러시아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자금, 원자재,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발언했다.
차이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전 세계적 불신이 높아짐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고 푸틴이 더 이상 시진핑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면 중국이 소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어느 쪽도 중국에 감사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도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은 푸틴의 호의를 기대하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짚었다.
타이베이 국립대학교의 서유럽 안보 및 중국 군사 전문가인 천스민도 이러한 관점에 동의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은 공동 이익으로 결속돼 있지만, 이익이 충돌하면 양국이 갈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초점 전환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되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분리시키고 중국공산당(CCP)과 대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미국 국방 지도자들은 공산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쪽으로 전략적 전환을 시사해 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공산 중국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의 본토와 핵심 국가 이익을 위협할 능력과 의도를 가진’ 동급의 경쟁자로 묘사했다.
그는 지난 2월 12일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관계자 회의 개회사에서 “미국은 태평양에서 중국과의 전쟁을 억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자원의 희소성을 인식하고, 억제력이 실패하지 않도록 자원 배분의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초점 전환은 군대를 넘어 경제로 확대되고 있다.
천은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트럼프는 이러한 문제들의 근원을 겨냥해야 한다. 바로 중국공산당”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 직면한 국내 과제들
외부 압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공산당이 이러한 검증을 견뎌낼 수 있을까? 대만 국립 윤린 (雲林) 과학기술대학교의 청청핑 교수는 정치적 내분과 악화되는 경제와 같은 ‘정권 쇠퇴와 하락’의 징후가 있지만, 중국공산당 통치의 즉각적인 종말을 나타내는 신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부진한 국내 수요, 인구 고령화, 그리고 장기화된 부동산 부문 위기와 씨름하고 있다.
16세에서 24세 사이 인구의 실업률은 수십 년간 보지 못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다섯 명 중 한 명의 중국 청년이 취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중국 당국은 2023년 6월에 이 수치의 발표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많은 대학 졸업생들은 경제가 흔들리고 외국 기업들이 철수함에 따라 저임금 일자리로 전환하게 됐고, 이로 인해 대중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청 교수는 공산당의 대규모 감시와 엄격한 사회 통제를 고려할 때 대중의 불만이나 경제 침체가 근본적으로 당의 통치를 위협하지는 않겠지만, 시진핑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돌리기 위해 대만 침공과 같은 공격적 군사 행동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은 대만을 한 번도 통치한 적이 없지만, 민주주의 국가인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며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대만의 방어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자주 항공기와 군함을 보내 대만 인근에서 대규모 훈련을 실시한다.
가장 최근의 실탄 훈련은 대만 남부 가오슝시 해안에서 약 40해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2월 26일, 대만 국방부는 45대의 중국 군용기와 16척의 중국 군함이 섬 주변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청 교수는 2023년, 대만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연구하기 위해 키이우, 오데사 및 다른 두 개의 우크라이나 도시를 방문했다. 그는 시진핑이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조선업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르며 국방 분야를 발전시킴에 따라 침공 가능성 높아졌다. 유출된 미국 해군정보국 보고서는 중국의 조선 능력이 미국의 200배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청 교수에 따르면, 대만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서두르는 것은 중국공산당 통치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공산당 통치의 종말?
활동가 친진은 중국공산당의 즉각적인 몰락을 가리키는 ‘명백한 신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방이 1991년 실제로 일어날 때까지 거의 예측하지 못했던 소련의 붕괴처럼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무너져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은 권위주의 정권을 둘러싼 비밀을 강조하며, 중국공산당의 내부 작동 방식을 소련의 철의 장막에 비유하면서 이를 중국의 ‘죽의 장막’이라고 불렀다.
호주 민주중국연합회 회장인 친은 “당국이 공개하기로 결정할 때까지 죽의 장막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친은 정권의 불투명성의 예로, 5년 전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정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언급했다.
오늘날까지도 베이징은 팬데믹의 기원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세계는 중국에서 팬데믹이 어떻게 폭발했는지에 대해 여전히 알지 못하고 있다.

권력 중심부에 관해서는 비밀이 더욱 깊어진다.
친은 2023년 10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지 7개월 만에 발생한 전 2인자 리커창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지적했다.
68세의 나이로 사망한 리의 죽음은 중국 관찰자들 사이에서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중국공산당 고위 간부들은 장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의 직전 두 전임자인 83세의 원자바오와 96세의 주룽지는 여전히 생존해 있다.
일부 평론가들은 리의 죽음이 당 최고위층 내의 정치투쟁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친강 전 외교부장과 리상푸 국방부장을 포함한 일련의 고위 관리들과 군 지휘관들은 설명도 없이 실종된 이후 갑자기 직위에서 해임됐다.
친은 리커창의 죽음에 관한 세부 사항은 분명히 미래에 공개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언제? 공산 정권이 붕괴한 후에!”
대도시 내 사법 기관 구성원 사이에서도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친은 해외로 도피한 한 성(省) 수도의 경찰청장과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이는 중국공산당의 엄격한 통제하에 있는 공안국의 고위급 내에서도 불안이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친은 “이는 큰 지진과 같다. 인간은 그것이 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동물들은 미리 감지한다”며 정권의 붕괴가 예상치 못하게 일어나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