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 ‘엔비디아’의 최근 주가 실적이 한파에 직면한 모양새다.
4일 금융권에선 엔비디아의 주가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배경으로 ‘엔비디아 AI칩의 중국 우회 수출’ 의혹을 주목했다. 지난해 싱가포르가 엔비디아의 두 번째 매출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AI칩이 중국으로 흘러갔다는 주장이 최근 불거진 것이다. 미국은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해 왔다. 지난 1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고성능·저비용 AI 모델로 주목받으면서 반도체 우회 수출 의혹은 더욱 몸짓을 키웠다.
이러한 의혹을 잠재우지 못한 엔비디아는 지난 3일 올해 들어 ‘14%가량’ 주가가 하락하는 그래프를 지켜봐야 했다. 시가총액 역시 3조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더욱이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당국은 첨단 AI 반도체 밀수를 막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산 컴퓨터 서버가 자국을 거쳐 다른 국가로 유입된 정황에 대해 자체 조사 중임을 발표한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주 엔비디아 반도체의 최종 목적지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
샨무감 싱가포르 법무부 장관은 “(당국의) 예비 조사 결과, 미국 델 테크놀로지스와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의 서버가 싱가포르에 들어온 뒤 다시 말레이시아로 수출됐다”며 “문제는 말레이시아가 해당 서버의 최종 목적지인지, 또 다른 국가로 갔는지 여부다. 현재로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및 AI 칩 수출 제한 역시 엔비디아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모두 20%로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4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저사양의 AI 칩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엔비디아가 대(對)중국 AI 칩 수출 허가와 관련해 상당한 제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하반기 엔비디아 매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