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독립운동 106주년…서울 곳곳 ‘탄핵 반대’ 집회

정향매
2025년 03월 01일 오후 10:34 업데이트: 2025년 03월 01일 오후 10:34
TextSize
Print

3·1독립운동 106주년 기념일인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특히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국선언이 확산되며, 전국 39개 대학이 공식적으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로에서 열린 전국대학연대 시국선언대회

이날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전국 33개 대학 연합체 ‘자유수호대학연대’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약 2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정부와 언론, 사법부, 입법부의 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표출했다.

경북대 사범대 재학생 배연우 씨는 본지에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최근 계엄령 선포 논란을 접하고 학우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교육 체계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며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가 중심으로 확산되는 시국선언

대학가의 탄핵 반대 목소리는 지난 2월 11일 연세대를 시작으로 서울대(14일), 고려대(21일), 이화여대(26일), 서강대(27일), 성균관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28일) 등으로 확대됐다. 지방대에서도 경북대(18일)를 시작으로 부산대(24일), 영남대(27일), 한동대(28일) 등에서 연이어 시국선언이 열렸다.

서울대 탄핵 반대 시국선언 대표를 맡고 있는 김민석(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 씨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만 남은 시점에서 거리에서 의견을 표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면서도 “연세대를 시작으로 여러 대학이 시국선언에 나서면서 많은 학우가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으로 볼 때 탄핵안은 기각될 가능성이 크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시민으로서 역할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연세대·이화여대·충남대·경희대·전북대·한국외대·한양대·서울대·울산대·성균관대·조선대·서울시립대·총신대·경북대·인하대·영남대·동덕여대·명지대·고려대·단국대·부산외대·울산과학대·충북대·동양미래대·숭실대·동국대·한동대·서울신학대·부산대·서강대·고신대·동아대·건국대·강원대·감신대·광주대·마산대·전남대·중앙대를 비롯한 전국 39개 대학이 공식적으로 참여를 신청했다. 시국선언을 마친 학생들은 보신각까지 행진한 후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합류했다.

광화문·여의도 탄핵 반대 집회…12만 명 운집

같은 날 전국 곳곳에서 관광버스 등을 타고 대거 집결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오후 2시 30분 기준 두 곳을 모두 합쳐 약 12만 명이 운집했다.

광화문에서 열린 ‘삼일절 천만광화문국민대회’에 참석한 배우 최준용 씨는 “2개월 만에 다시 집회에 참석했다”며 “오늘은 3·1절이라는 역사적인 날이고, 전국에서 많은 시민이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 힘을 보태려고 나왔다”고 밝혔다.

탄핵 반대 집회에는 국민의힘 의원 10여 명도 참석해 지지자들과 함께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심리할 때 법리적·정치적 측면뿐만 아니라 국민의 뜻을 깊이 살펴야 한다고 충고했다.

같은 날 탄핵 찬성 측은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와 약 1㎞ 떨어진 서울지하철 안국역 사거리 일대에서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기준 1만8000명이 이 집회에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