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라 안심했는데…“심장 질환 위험 높일 수 있다” 연구 결과

조지 시트로너
2025년 03월 02일 오후 12:55 업데이트: 2025년 03월 04일 오후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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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슈거 음료나 껌, 저당 요거트 등에 널리 사용되는 설탕 대체 감미료가 인슐린 수치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심장 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한 학생이 마시던 제로 음료에서 출발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혈관 관련 만성 질환을 연구하는 수석 연구원 이하이 차오는 “학생 중 한 명이 제로 음료를 마시는 걸 보고, 연구해 보자고 했다”며 “거의 모든 식품에 인공 감미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 건강에 장기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스파탐이 신체를 ‘착각’하게 만든다

최근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설탕 대체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이 쥐의 인슐린 수치를 증가시켰으며, 이는 동맥에 지방이 쌓이는 죽상 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죽상 경화증이 진행되면 염증이 증가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 마비나 뇌졸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에서 쥐들은 12주 동안 매일 0.15% 아스파탐이 포함된 먹이를 먹었다. 이는 사람이 하루에 제로 음료 약 3캔을 마시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감미료를 먹지 않은 쥐들과 비교했을 때, 아스파탐을 먹은 쥐들은 동맥에 더 크고 지방이 많은 플라크(침착물)가 형성됐으며 염증 수치도 더 높았고, 인슐린 수치가 급증하는 현상도 발견됐다.

설탕보다 2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은 혀와 장의 단맛 수용체를 활성화한다. 이는 실제로 칼로리나 포도당이 없는데도 췌장에 곧 설탕이 들어올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켜 인슐린을 분비하게 만든다. 

즉, 신체는 아스파탐의 단맛에 실제 설탕인 것처럼 반응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아스파탐을 먹은 쥐에서 증가한 인슐린 수치가 동맥의 지방 플라크 형성을 유발했으며, 이것이 아스파탐 섭취와 심장 문제를 연결하는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슐린이 분비될 때 활성화하며, 혈관 염증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CX3CL1이라는 면역 신호를 확인했다. 

“동맥의 혈류는 빠르고 강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화학 물질은 심장이 펌프질을 하면서 씻겨 내려갑니다. 그런데 CX3CL1은 다릅니다. 이 신호 분자는 혈관 내벽에 달라붙어, 지나가는 면역 세포들을 끌어당기죠”

이렇게 CX3CL1에 붙잡힌 면역 세포들은 염증을 유발하고, 플라크 형성을 촉진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

연구진이 아스파탐을 섭취한 쥐의 특정 면역 세포에서 CX3CL1 수용체를 제거했을 때는 체내에 해로운 플라크 축적이 발생하지 않았다.

수석 연구원 이하이 차오는 이러한 결과를 ‘아스파탐이 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하는 데 CX3CL1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로 해석했으며, CX3CL1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심장 질환 치료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영양사이자 운동 생리학자인 크리스 모어는 “인공 감미료는 장기적인 데이터에 의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간주된다. 이번 연구를 포함해 일부 연구들에서 인공 감미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견해를 바꿀 만큼 강력하지는 않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실제 설탕이 없어도 단맛에 반응하는 신체의 특성 때문에 인공 감미료는 장내 박테리아, 식욕, 인슐린 반응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방식으로 신진대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오의 연구팀은 추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실시해 결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인공 감미료가 대사에 미치는 영향

아스파탐이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인 영양사 코트니 카시스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인공 감미료의 강한 단맛 자체가 췌장에 설탕이 들어올 것이라고 착각을 일으켜 인슐린을 분비하게 만든다고 보고합니다. 문제는 인슐린이 염증을 유발하고 지방을 저장하는 호르몬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죠.”

그녀는 이러한 영향이 체중 증가, 다이어트 실패, 호르몬 불균형, 단 음식에 대한 갈망 증가, 혈당 조절 문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건강 다이제스트의 영양사 셸리 볼스는 인공 감미료마다 혈당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수크랄로스는 인슐린 민감성과 포도당 대사를 감소시켜 혈당 조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스파탐은 공복 혈당과 A1C(헤모글로빈 A1C)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죠. 반면, 알룰로스나 몽크프루트는 혈당과 인슐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당뇨병에도 친화적인 감미료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인공 감미료는 잠재적 위험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가능하면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며 “만약 감미료를 사용해야 한다면, 당뇨병에 친화적이고 위험과 부작용이 적은 몽크프루트나 알룰로스를 추천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양사 카시스는 메이플 시럽, 꿀, 과일처럼 자연에서 온 감미료가 최선의 선택이라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5년 넘게 인슐린 저항성, 염증, 제2형 당뇨병을 겪는 고객들을 상담해 온 영양사로서, 가능하면 인공 감미료를 피하고 영양적인 이점이 있는 자연 감미료를 선택하길 권장합니다.”

*김지연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