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 영향력 있는 의원 두 명이 2월 26일 미국 주재 영국대사 피터 맨들슨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런던에 새로운 대형 대사관을 건설하려는 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인 크리스 스미스 의원(공화당-뉴저지)과 하원 중국공산당(CCP)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존 물레나르 의원(공화당-미시간)은 중국이 런던의 로열 민트 코트 부지에 “슈퍼 대사관”을 건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부당한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2월 27일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이들의 우려를 전달해 줄 것을 맨들슨에게 요청했다.
중국은 2018년 런던 타워 근처의 역사적인 장소인 로열 민트 코트에 약 70만 평방피트 규모의 대사관 건설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이 계획은 1월 영국 외무장관과 내무장관이 지지 의사를 밝힌 후 탄력을 받았다.
완공될 경우, 새 중국 대사관은 런던 포틀랜드 플레이스에 있는 현재 중국 대사관보다 10배 크고 미국 워싱턴의 중국 대사관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할 것이다. 또한 유럽에서 가장 큰 중국 외교 공관이 될 것이다.
중국의 계획은 영국 의회 내에서도 반대를 불러일으켰다.
2월 17일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올린 글에서 보수당 의원 이안 던컨 스미스는 중국에 이 계획을 진행하도록 허용한다면 “영국 역사상 가장 큰 ‘굴종’ 행위”이자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와 물레나르는 서한에서 “중국에 그렇게 두드러진 외교적 거점을 허용하는 것은 그들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영국 시민들과 유럽 전역의 반체제 인사들 및 전문가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려는 노력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고 적었다.
그들은 “중국의 초국가적 탄압 작전은 영국과 유럽 전역에서 빈번하게 자행되었고 널리 알려져 있다”고도 지적했다.
2022년 10월, 홍콩 민주화 시위대인 밥 찬은 맨체스터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 밖에서 시위하다가 영사관 구내로 끌려가 직원들에게 폭행당했다. 2023년 3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찬은 중국 외교관들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힘이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미국 의원들은 또한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중국의 초국가적 탄압 사례를 강조했다. 당시 중국 영사관과 연결된 조직들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방문 기간 동안 평화적인 민주화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인원을 동원하는 데 관여했다.
당시 중국공산당 지지자들의 폭력으로 인해 많은 민주화 시위대가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두 인권 단체가 미국 법무부에 미국 내 중국공산당의 통일전선 단체들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통일전선’은 중국공산당의 공작을 추진하기 위한 다각적 전략을 말한다.
두 의원은 맨들슨에게 “중국공산당은 악의적인 영향력 작전으로 정치적, 경제적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각계각층의 엘리트들을 포섭하려 체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영국 정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미국과 영국 당국은 또한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중국 스파이들을 적발하고 있다. 2024년 9월, 미국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중국에 제공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직 CIA 요원이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4월 의회 연구원과 다른 한 남성이 중국을 위한 스파이 활동 혐의로 기소됐다.
스미스와 물레나르는 서한에서 “중국과 홍콩에서의 중국공산당의 인권 침해 기록은 영국 정부가 중국의 대형 대사관 건설 허용을 재고해야 할 또 다른 이유”라고 밝혔다.
이 의원들은 2020년 12월부터 홍콩에 수감된 영국 시민이자 전 미디어 거물인 지미 라이를 언급하며 이렇게 압박했다.
“스타머 총리가 지미 라이의 구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그의 석방을 영국 정부의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활용, 라이의 무조건적인 석방을 위한 노력을 조율하기를 촉구한다.”
스미스와 물레나르는 이 서한의 의제와 관련해 맨들슨과 직접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