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가 연방 인력 감축을 가속화하며, 2월 26일(현지 시간) 발표된 메모를 통해 각 기관장들에게 3월 중순까지 ‘대규모’ 해고 계획을 확정하도록 지시했다.
연방 기관들은 관리예산처(OMB) 처장 서리 러셀 보트와 인사관리처(OPM) 처장 서리 찰스 이젤이 공동 작성한 메모에 따라 3월 13일까지 ‘1단계 인력 감축(RIF) 및 구조조정 계획’을 준비해 제출하도록 명령받았다.
이번 지시는 ‘연방 관료제의 중대한 변혁’을 시작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월 11일 행정명령을 이행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이 명령은 트럼프가 오랫동안 비대하고 폐쇄적이라고 비판해 온 정부 인력을 축소하고 재구성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와 함께, 서명한 행정명령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정부는 낭비, 비대함, 폐쇄성을 제거함으로써 각 가정과 근로자, 납세자에게 도움을 주고 정부 시스템 자체를 강화할 것이다.” DOGE는 트럼프에 의해 창설됐으며 연방정부 운영에서 낭비, 사기, 남용을 근절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트럼프의 인력 최적화 계획에는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과 기관 전체의 구조조정이 포함돼 있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감축뿐만 아니라 전체 직위, 기관의 하위 구성요소, 심지어 기관 자체의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조치들이 정부 기능을 간소화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월 26일 메모에서 이젤과 보트는 연방정부가 낭비적이고 비효율적이며 시급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규정하며, 정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연방정부는 국민들에게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세금을 엉뚱한 데다 빼돌리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며, 급진적인 이익 집단에는 혜택을 주는 비생산적이고 불필요한 프로그램에 자금을 댄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래서 각 기관 책임자들은 대규모 인력 감축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기관들은 이미 해당 작업을 시작했다. 연방 건물과 부동산을 관리하는 총무청(GSA)은 2월 24일 직원들에게 인력 감축이 진행 중이라고 통보했다. 총무청은 직원들의 퇴직이 ‘공정하고 존엄하게’ 이뤄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보장했다.
이젤과 보트의 메모에 따르면 각 기관은 오는 4월 14일까지 보다 포괄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 2단계 계획은 장기적인 규모 축소, 사무실 통합, 그리고 기관 운용 비용이 적게 드는 지역으로의 이전과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않은 기능의 최대한 제거 등을 포함해야 한다.
2단계 계획은 검토 및 승인 후, 9월 말까지 실행 준비가 돼야 한다.
이 메모는 트럼프의 2기 첫 내각회의가 열리는 시점에 발표됐다. 회의 중 트럼프는 연방 인력을 줄이고 기관을 개혁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환경보호청(EPA)이 약 65%의 인력 감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관은 업무의 특성상 인력 감축이 좀 더 정밀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국무부를 예로 들었다. 그는 또한 교육부를 특별히 지목하며 대규모 감축 또는 폐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교육을 원래 있어야 할 곳인 각 주(州)로 돌려주고 싶다”며, 미국이 다른 거의 모든 선진국보다 학교 교육에 더 많은 비용을 쓰면서도 교육 순위는 최하위권에 머무른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2월 26일 메모는 또한 기관장들에게 인력 감축 계획을 개발하는 데 있어 머스크가 이끄는 DOGE와 협력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머스크와 DOGE는 그 운영을 방해하려는 여러 소송에 직면해 있다. 최근에는 인사관리처가 정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성과를 목록으로 제출하라고 요청한 후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머스크는 소셜 미디어에서 “응답하지 않는 사람들은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2월 26일 내각회의에서 머스크는 약 100만 명의 직원들이 이메일에 응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유사한 이메일이 곧 발송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30만 명의 연방정부 직원 중 얼마나 많은 인원이 감축돼야 하는지에 대한 DOGE의 목표가 있는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으나,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는 필수적인 일을 하고 그 일을 잘 수행하는 모든 사람을 유지하고 싶다. 그러나 그 일이 필수적이지 않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세금으로 급여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의 총 해고와 해직에 대한 공식 집계는 없지만, 다양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2만 명이며, 추가로 7만 5천 명이 사직을 예정하고 있어 총 영향을 받은 인원은 거의 10만 명에 달한다.
트럼프는 내각회의에서 인사관리처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은 약 100만 명의 직원 중 일부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심지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계약 취소, 자산 매각, 인력 감축과 같은 조치로 인한 DOGE의 절감액은 현재 650억 달러에 달한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