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막후 권력 쥔 원로 3인 누구?…‘시진핑 퇴진설’ 주장 인사 추가 발언

2025년 02월 26일 오후 5:30

지난해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이 약화하고 군부 장악력이 흔들린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사평론가 차이선쿤(蔡慎坤)이 최근 “중국 내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인사”로부터 들었다며 “시진핑이 이미 권력을 완전히 잃었으며, 공식 발표만 남았다”고 밝혔다. 차이선쿤은 시진핑 권력 상실 소문에 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왔는데, 이번에 전격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셈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중국 공산당의 권력은 3명의 원로에게 넘어갔다. 차이선쿤은 이들의 신원에 대해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신원을 추측할 수 있는 일부 정보를 제시했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 권력의 핵심인 인민해방군 군권은 장유샤(張又俠)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제1 부주석이 장악하고 있다고도 차이선쿤은 주장했다.

중앙 군사위는 1명의 주석, 2명의 부주석, 3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군 최고 지도부다. 원칙적으로는 군사위 주석인 시진핑이 군을 통솔해야 하지만, 군 경험이 전무한 민간인 출신 시진핑 대신 현역 장성인 장유샤가 군권을 넘겨받았다는 주장은 차이선쿤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에서 흘러나온 바 있다.

“시진핑, 사실상 권력 잃었다…퇴진 발표만 남은 상황”

차이선쿤은 지난 23일 자신의 개인 방송에서 “전날 중국 내 지인과 1시간 30분가량 통화를 했다”며 시진핑이 이미 권력을 잃었으며 3명의 당 원로가 대신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포크타임스는 그의 주장을 교차 검증할 수 없었다.

그는 “이 지인은 중국 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현직 지도자뿐만 아니라 과거 지도자들의 가족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5년 임기로 중앙위원회 위원(중앙위원)들이 바뀐다. 이들 중앙위원회는 5년의 회기 동안 총 7차례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중전회)를 개최한다. 관례상 세 번째 중전회(3중전회)는 2023년 10월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무려 9개월 밀린 작년 7월 중순 개최됐다.

중요 회의가 9개월 늦어진 것을 두고 중국 안팎에서는 무성한 추측이 쏟아졌지만, 중화권이 더 큰 소문의 소용돌이에 빠진 것은 오히려 3중전회 폐막 이후였다.

시진핑 건강 이상설, 군 장악력 상실설, 당내 권력 약화설 등이 연이어 제기됐다. 특히 3중전회가 끝나고 8월 초 열린 공산당 전현직 고위층 내부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시진핑이 원로들의 질타를 받았다는 내용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일본 닛케이 신문은 여러 관계자 증언을 종합해, 일부 당 원로들이 베이다이허 회의 전 여러 원로들의 의견을 수합했으며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진핑에게 이를 전달하면서 현재의 혼란상에 대해 강력한 직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신문은 시진핑이 회의 석상에서 물러난 후 다른 자리에서 원로들의 지적에 대해 측근들에게 격한 분노를 터뜨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지난 2018년 8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도 당 원로들이 시진핑의 권력 독주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러한 소문과 언론 보도에도, 그동안 차이선쿤은 ‘시진핑이 여전히 실권을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인이 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옌안(延安)에서 열린 중국군 정치공작회의 이후 시진핑의 권력은 크게 약화했다”며 “이제 시진핑의 퇴진은 단지 공식 발표 문제일 뿐이며, 발표 시점도 그리 머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전 발표 없이 갑작스러운 퇴진이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이르면 4중전회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3명의 원로,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모두 1942년생”

차이선쿤은 “이 지인으로부터 현재 중국 공산당의 실권은 1942년생 원로 3인의 손에 넘어갔다는 말을 들었다”며 “실명을 공개하면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시진핑은 지난 10여 년 동안 모든 정치 세력을 적으로 돌렸다”며 “훙얼다이(紅二代·혁명원로 2세)와 훙싼다이(紅三代·혁명원로 3세), 그리고 과거 ‘조씨 일가(趙家人·자오가런)’라 불리던 공산당 기득권 집단까지 모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1942년생으로 중국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만한 원로 정치인 중에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 많지 않다. 주요 인물을 꼽자면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12월 21일생)과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9월 15일생)이다.

2003년부터 10년간 국가주석과 총리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온건파 정치인이면서 전임 국가주석이었던 장쩌민파의 세력에 눌려 임기 내내 자기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후진타오는 지난 2022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 도중 끌려 나가듯 석연치 않은 퇴장으로 국제적 논란에 휩싸였다. 중화권에서는 시진핑의 눈 밖에 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쏟아졌었다.

차이선쿤은 “지난해 3중전회 때 공산당 내부에서 ‘시진핑이 이대로 권력을 유지하면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됐다”며 “이에 1942년생 원로 3인이 과도기적 정국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의견이 수렴됐다”고 전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혼란한 중국 정세 반영

이처럼 파격적인 주장에 관해 차이선쿤도 “들은 내용을 전할 뿐이며, 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한계점을 시인했다.

중국 공산당은 특유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외부에서는 내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때로는 서로 반대되는 신호를 발신하기도 한다.

지난해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집단지도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잇따라 게재하며 시진핑 1인 독재를 비판하는 뉘앙스를 풍겼으나, 최근에는 “시진핑을 중심으로 단결하라”는 내부 지침이 다시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선쿤은 “이와 관련해, 소식을 전한 지인은 ‘겉으로 드러나는 선전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시진핑에 관한 내용을 자주 언급하자, 나와 가족들에게 심한 압력이 들어오고 있다”며 “중국 공안과 국가안전부 요원들이 가족들에게 ‘시진핑의 권력이 안정적이다’라는 말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시진핑 측근들 줄줄이 낙마…각종 의혹과 추측 불러

2023년 이후 시진핑이 직접 발탁한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실각하면서 그의 지도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과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 먀오화(苗華) 등이 낙마했으며, 이로 인해 시진핑의 인사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이르면 작년 가을쯤 열리거나 최소한 일정이 발표돼야 했을 20기 4중전회에 관한 소식은 여전히 전해지지 않고 있다. 시진핑 자신의 안위에만 한정 짓지 않더라도 중국 공산당 전반에 걸친 정치적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직 중국 해군 사령부 중령 야오청(姚誠)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기 4중전회가 열릴 즈음이면 시진핑은 실권을 잃고 국가주석이라는 허울뿐인 직책만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바 있다.

2016년 미국으로 도피한 이후 중국 군사 전문가 겸 평론가로 활동하는 야오청은 “중국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시진핑을 명목상 국가주석으로 남겨둔 뒤, 21차 당대회에서 완전히 퇴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닛케이의 나카자와 가쓰지(中澤克二) 선임 논설위원은 올해 1월 “최근 중국 공산당 내 파벌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으며, 향후 지도부 개편을 둘러싸고 베이징에서 정치적 폭풍이 휘몰아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