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은 2%대로 상향 가능성 전망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가 23일 경제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수출 증가율 둔화가 뚜렷해진 점을 들어 한국은행이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내 정치 불확실성 속에서 국제 유가와 환율 고공행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타격 등 악재가 겹쳐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당초 예상보다 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진단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올해 전망치를 1.6%로 낮출 것”이라며 “민간 소비 회복이 느린 가운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자동차 수출 둔화, 반도체 수출 불확실성 등을 반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역시 “1.6%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건설투자 부진 장기화 속에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은 반도체를 제외한 증가세 둔화로 올해 성장 기여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1.6%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며 “트럼프 정책으로 인한 수출 경기 불확실성과 내수 부문 둔화 흐름 지속이 그 근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향 조정의 근거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트럼프발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20일 블로그에서 정치 불확실성의 경기 하방 효과를 0.2%포인트(p)로 평가하며, 나흘 전인 16일에 기준금리 동결 시 올해 성장률을 1.6~1.7%로 판단했다고 전한 바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관련해선 대다수 전문가가 고환율·고유가 흐름에 비춰 한은이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대로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평균 1393.38원에서 올해 1월 평균 1455.79원으로 두 달 만에 4.5% 상승했다. 국제 유가도 두바이유 기준(월평균·배럴당) 지난해 11월 72.61달러에서 1월 80.41달러로 10.7% 인상됐다.
하지만 1.9% 전망치 유지를 예상한 전문가도 있다. 안예하 선임연구원은 “환율 부문으로 인한 상향 조정과 수요 둔화로 인한 하향 조정이 상쇄되면서 1.9% 전망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추경 관련해선 대부분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 전 국민 지원보다는 선별적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인 수요 부양은 추경으로 하되, 맞춤형 지원이 더 바람직하다”며 “추경 규모는 15조 원 내외가 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