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가능성을 연결고리로 한 야권의 두 정치인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총리와 민주당 중진 인사인 박지원 의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공교롭게도 두 정치인은 야권의 정치 텃밭인 ‘호남’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래선지 두 정치인의 신경전은 차기 대선이 치러질 시 ‘호남 적자’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른다. 이낙연 전 총리는 전남 영광, 박지원 의원은 전남 진도가 고향이다.
21일 야권에 따르면, 박지원 의원은 최근 ‘윤석열·이재명 동반 청산론’을 거론한 이낙연 전 총리를 직격했다.
앞서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 10일 전남 광주에서 열린 ‘시국토론회’ 기조연설을 통해 “윤석열·이재명 정치의 동반 청산이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지난 19일 지역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은 윤석열·이재명 정치 청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방송사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총리는) 민주당이 안고 가지 못하고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통합도 좋지만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의 통합 대상에서 이낙연 전 총리는 제외돼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이낙연 전 총리도 즉각 대응했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제가 ‘윤석열, 이재명 정치의 동반 청산’을 국민께 호소 드리는 이유는 분명하다”며 “범죄를 옹호하는 정치는 대한민국을 침몰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는 그러면서 “그런 저의 걱정을 ‘정신 나간 얘기’라고 말씀하신 분이 계신다”라며 “김대중 대통령보다 이재명 대표가 더 훌륭하다고 공언하시는 분”이라고 박지원 의원을 질타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재차 “(자신과 박지원 의원 중) 누구의 정신이 더 건강한지 국민께 여쭈어 보시라”라며 “다른 후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광주·전남에서도 31%나 된다고 조사됐다. 그분들도 정신 나간 분들이라고 믿으시는가”라고 박지원 의원을 질타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을 지낸 남평오 전 실장은 같은 날 박지원 의원을 향해 “범죄자 이재명 정치에 들러리 서라고 하는 게 이재명의 포용과 통합이라는 포장임을 박지원 의원만 모르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