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1월 외국인 직접투자 13.4% 급감…4년 만에 최악 출발

2025년 02월 21일 오후 4:26

4년 만의 최악 성적표… FDI 급감

중국이 올해 1월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13.4% 감소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경기 침체와 악화된 투자 환경 속에서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은 첨단 기술, 제조업, 금융 분야를 막론하고 중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월 실제 유입 FDI 금액이 975억 9천만 위안(134억 달러)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월 1022억 위안, 2023년 1월 1276억 위안과 비교해도 현저한 하락세로 최근 4년간 가장 저조한 수치다.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실제 유입 FDI 금액은 8260억 위안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7.1% 감소한 수치로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출 규모는 1조2277억 위안(1684억 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 중국 탈출 가속화

최근 몇 년 사이, 다국적 첨단 기술 기업과 제조업체들의 중국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수의 서구 기술기업들은 기존의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ABC(Anything But China, 중국을 제외한 어디든)’ 전략을 취하며 중국 시장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2023~2024년 동안 최소 12개 이상의 글로벌 첨단 기술 기업이 중국 내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트렌드 마이크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은 중국 내 연구개발 센터를 폐쇄했으며,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시스코, 아마존 등도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탈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혼다자동차, 브리지스톤, 일본제철 등 11개 이상 글로벌 제조업체가 중국 내 합작공장을 철수하거나 독자 운영 공장을 폐쇄했다.

일본 노무라(野村)자본시장연구소의 관계자 시유칸(關志雄)은 “미중 갈등 심화, 경제 성장 둔화, 중국 내 생산비 증가,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중국 내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반외국 정서 고조”를 외국 자본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금융권도 ‘탈중국’ 가속… 구조조정 이어져

중국 내 금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경기 침체와 미국의 대(對)중국 투자 제한 강화로 인해 글로벌 금융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 축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지난 2년간 수차례 인력 감축에 나섰으며, 중국 내에서 운영 인력을 최소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출, 거래, 투자 등 중국 시장에 대한 종합적인 노출도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2022년 정점 대비 15%의 인력을 감축했으며,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의 거래 성사 건수도 급감했다.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5년 동안 중국 시장에서 단 6700만 달러의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 규모에서는 사실상 ‘오차 범위’에 불과한 수준이다.

스위스계 UBS는 2019년 이후 중국 내 투자은행 인력을 절반으로 줄였으며, 지난해 말 기준 약 50명 수준으로 인력이 감소했다.

모건스탠리는 2024년 중국과 홍콩 지역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규모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으며, 내륙 지역에서의 신규 사업 확대를 중단하고 대부분의 중개 및 자문 업무를 홍콩에서 처리하고 있다.

시티은행 역시 최근 중국 내 소비자 자산관리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이는 아시아와 유럽 시장 전반에 걸친 소비자 금융 사업 축소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금융 대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모건체이스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으며, 골드만삭스는 중국 내 인력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계획까지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투자 환경 악화와 함께 중국 내 경기 전망도 급격히 악화되면서 글로벌 자본의 ‘중국 엑소더스(탈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