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실물 자산과 가상 자산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금’과 ‘암호 화폐’가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암호 화폐에 대한 우호적인 기류가 강해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를 ‘디지털 자산의 황금기’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투자자에게 금은 안전 자산으로 여겨진다. 암호 화폐와 달리 금은 물리적 실체를 갖춘 자산으로 수천 년간 장신구 제작, 교환 수단, 국제 거래의 기준으로 이용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2024년 금의 성과는 인상적이었다. 금값은 연간 25.5% 상승했는데, 이는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국제 정세의 불안정, 그리고 시장 변동성 때문이었다. 2024년 한 해 동안 금값은 40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평균 가격은 온스당 2386달러(1돈당 약 41.4만 원)를 기록했다.
2025년에도 금값 상승세는 계속되며 연일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금값이 왜 치솟고 있을까? 이러한 추세는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금 투자, 즉 ‘금 테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먼저 금을 사들이는 주체를 살펴보자.
투자자들-개인과 기관
미국이 연방준비제도(Fed·중앙은행)가 목표로 하는 물가 상승률 2%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한 수단으로 ‘금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 가치는 하락하고, 금과 같은 귀금속은 자산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헤지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금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투자 위험을 줄이려 자산을 분산하는 전략이다.
또한 헤지펀드에서는 금이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 회피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금은 흔히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경제가 불안정하거나 금융 시장이 출렁일 때도 여전히 가치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금은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주식 시장이나 통화 가치와 직접적으로 연동되지 않는다.
금 ETF는 투자자들이 실물 금을 보유하지 않고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이는 보통 금값 변동을 그대로 반영하며,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 금을 포함하는 것은 분산 투자 효과를 높이고, 위험을 줄이며,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유용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중앙은행
금은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을 다양하게 분산시키고 특정 자산이나 통화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종이 화폐와 달리 금은 추가로 발행할 수 없으며,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특히 경제적 불확실성이 클 때, 금은 중앙은행에 안정성과 유동성을 제공한다. 또한, 금은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거래할 수 있어 금융 제재나 자산 동결 조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여러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아래는 대표적인 사례다.
- 폴란드 중앙은행:
2024년 90톤의 금을 추가 매입했으며, 전체 외환 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터키 중앙은행:
지난해 74.8톤의 금을 매입했다. - 인도 중앙은행:
2024년에 금 보유량을 73톤 늘렸다. - 중국 인민은행:
2024년 말까지 100톤 이상을 추가 매입하며 지속적인 금 매수를 이어갔다.
러시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서방의 경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금 보유량을 확대하고 있다. 금은 현금과 같은 유동 자산보다 거래 및 이동을 제한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러시아의 금괴 및 투자용 금화 수요는 총 34.4톤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금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국가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인도와 중국이 전 세계 소비자 금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에도 인도와 중국의 금괴 및 금화 수요는 강세를 보였으며, 미국은 소비자가 금을 가장 많이 사들인 기준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금값 상승으로 인해 금 장신구 소비 자체는 줄었으나, 높은 가격으로 오히려 전체 지출 금액은 9% 증가해 총 1440억 달러를 기록했다.
‘금 테크’, 해야 할까?
개인투자자, 헤지펀드, 중앙은행, 각국 정부 등 다양한 주체들이 인플레이션, 국제 정세의 불안정, 통화 가치 하락, 국가 부채 증가, 자산 다변화 등을 이유로 금을 매수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투자 포트폴리오에 금을 포함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섣불리 투자에 뛰어들기 전에 위험 요소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금값은 글로벌 정세 및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서도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에 투자하는 것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자산에 쓸 자금을 묶어두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금은 주식과 달리 배당금이나 이자 수익이 없으며, 실물 금을 보유할 경우 보관 비용 또는 도난과 분실을 대비한 보험료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결국 금 투자, ‘금 테크’는 개인의 투자 전략과 감내할 수 있는 위험 수준에 맞춰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2025년 금값 강세를 전망하고 있다. 아래는 주요 예측이다.
- 씨티그룹:
3개월 내 온스*당 3000달러(1돈당 약 52.1만 원) 예상
*역주– 1온스는 약 8.294돈이다 - 골드만삭스:
2025년 말 금값 전망치를 2,890달러에서 3100달러로 상향 조정 - 인베스팅헤이븐:
2025년 3,265달러, 2026년 3805달러, 2030년 5155달러(1돈당 약 89.6만 원) 전망 - JP모건: 2025년 말 3019달러, 2030년 5000달러 예상
이러한 예측은 국제 정세, 무역 갈등,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국제적 변수가 발생하면 전망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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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