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위안화 환율 급등락…“1~2분기도 하락세 지속 예상”

강우찬
2025년 02월 20일 오후 6:16 업데이트: 2025년 02월 20일 오후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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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되면서 위안화 환율이 큰 폭으로 요동치고 있다.독일 금융 전문가들은 올해 1, 2분기 동안 위안화의 평가절하 추세가 지속돼, 2분기 말에는 달러당 7.5위안을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환율은 최근 급격한 변동을 보였으며 지난 1월 6일에는 장중 한때 달러당 7.33위안까지 하락하며 202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2일 홍콩에서 올해 2차와 3차 중앙은행 어음(채권)을 입찰 발행한다고 밝혔다. 발행 규모는 각각 400억 위안(7조9200억원), 200억 위안(3조9600억원)이다.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막으려는 조치다.

이 소식에 힘입어 위안화 환율은 반등하며 7.3위안을 넘어섰지만, 인민은행은 경기 침체 속에서 지난 1월 발행한 1차분까지 합쳐 총 1200억 위안(23조 75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하는 등 환율 방어까지 책임져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

19일 시장 개장 전, 중국 당국은 위안화의 달러 대비 중간 환율을 7.1705위안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7.2807위안보다 높은 것으로, 중국 당국이 그만큼 환율에 자신감을 나타낸 신호로 읽힌다.

당국의 기대와 달리 개장 이후 환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경제 전문 사이트인 ‘인베스팅닷컴’ 실시간 환율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5분 기준, 위안화 환율은 역외 1달러당 7.2854위안, 역내 1달러당 7.2838위안으로 로이터 통신 예상치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시장 심리에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이 기준 환율을 ‘강한 위안화’로 설정해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평가절하에 대한 강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미 우는 19일 ‘비즈니스 레코더’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 격화 가능성으로 인해 달러/위안화 환율을 1분기 말 7.40위안, 2분기 중 7.50위안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위안화 약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동안, 위안화는 달러 대비 12% 이상 평가절하됐다. 이는 2018년 3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미중 관세전쟁이 지속적으로 격화된 데 기인한다. 트럼프 2기 미중 관세정책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1월 초 골드만 삭스 전략 분석가인 대니 수와나프루티 등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중국 경제에 충격을 주고, 올해 1분기 이내에 위안화가 급속히 1달러당 7.40위안까지 평가절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6~12개월 이내에 위안화 가치가 1달러당 7.50위안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골드만 삭스 보고서는 중국 당국이 트럼프의 대중 관세 영향을 상쇄하려 위안화 평가절하를 허용하겠지만, 신뢰도 저하와 자본 유출을 억제하려 ‘무질서한 평가절하’를 최대한 피하려 노력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