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의 외주 업체인 차이나소프트 인터내셔널(中軟國際)이 최근 일반 직원들의 급여를 최대 35%까지 삭감한 반면, 회사 고위층의 급여와 복지는 그대로 유지해 반발을 샀다.
지난 18일 차이나소프트 선전 지사 직원 200여 명이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급여 삭감에 항의하며 회사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현재 이 회사의 일부 부서는 직원 급여가 최대 35%까지 삭감됐으며 급여가 0원으로 아예 삭제된 경우도 있었다.
중국 IT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은 급여 삭감 대상자들에게 ▲13개월 치 급여와 성과급 삭감 후 연말 실적에 따라 지급 ▲급여 18% 삭감 ▲3월 말까지 자발적 퇴사 등 3개 안 중 택일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번 급여 삭감의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서면 공지도 없이 구두로만 통보한 후 강제 시행에 돌입했다.
항의 시위에 참여한 직원들은 회사가 신사업에 투자하며 고위층 급여와 복지는 전혀 줄이지 않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않는 등 고통을 하위직 직원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시위 현장에는 회사 측 대표가 나와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한 후 돌아갔지만, “요구사항만 확인하러 왔을 뿐 실효성 있는 답변이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정성이 없어 보였다”고 한 직원은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당일 10~35% 급여 삭감’이라는 글이 확산하며 경제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직장인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는 “급여 명세서에 0원이 찍혔다”거나 “받은 걸 토해내라는 식의 마이너스 급여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의 급여 삭감 통지 후 회사 계정을 통해 이메일을 발신하면 발신 기록이 삭제되는 것을 발견했다며, 직원들이 증거를 남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정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IT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주요 협력업체 중 하나인 차이나소프트가 갑작스럽게 급여 삭감을 단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 측의 협력업체 대우가 나쁘지 않은데, 회사 고위층에서 가져가는 돈이 많아 하위직 직원들의 급여가 박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차이나소프트는 2000년에 설립된 소프트웨어 및 IT서비스 기업으로, 중국 소프트웨어 분야 100대 기업 중 12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홍콩 증시에 상장됐다. 현재 직원은 약 7만 명이며 이 가운데 기술 인력이 6만 7천 명으로 95% 이상을 차지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직원 약 9800명, 2023년 약 1만2천명을 해고하면서 어떠한 보상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언론에 보도돼 IT업계 종사자들의 원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