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최근 웹사이트 팩트시트에서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수정된 팩트시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월 20일 백악관 복귀 후 2월 13일 공개됐다.
이 팩트시트는 “우리는 어느 일방의 현상 변경 시도에도 반대한다”며 “양안 간 차이는 강압 없이 평화적 방법으로, 해협 양안의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만의 안보와 국민을 위협하는 무력 사용이나 강압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해 자위력을 유지하도록 필요한 방어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해당 페이지는 또한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관련된 문구도 수정해 ‘적용 가능한 경우’ 대만의 가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2월 16일 이번 팩트시트 변경에 대해 “대만과의 비공식 관계에 대해 일반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정례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여러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미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기사의 보도 시점까지 이번 팩트시트 변경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2022년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국무부 팩트시트에서 대만 독립 관련 문구를 삭제한 바 있으나, 중국이 이를 ‘정치적 조작’이라고 비난한 후 해당 문구가 다시 복원된 바 있다.
중국공산당은 한 번도 통치한 적 없는 대만을 반란지역으로 간주하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는 없지만, 1979년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자위력 유지에 필요한 능력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만관계법이 규정하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이며 필요하다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본토와 통일되어야 한다는 베이징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지지하지는 않는다.
린자룽(林佳龍) 대만 외교부장은 2월 16일 수정된 팩트시트를 환영하며 미-대만 관계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긍정적 입장에 감사를 표했다.
린 부장은 2월 16일 성명을 통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촉구한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높이 평가했다.
3개국은 “현상 변경을 위한 일방적 무력 사용이나 강압 시도에 반대한다”며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린 부장은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과 경제적 강압이 현상(status quo)에 미치는 위협에 대한 우려 속에서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은 최근 수년간 대만 주변 군사활동을 강화해 왔다. 지속적인 군사적 위협 속에서 대만 국방부는 2월 17일 중국 전투기 41대와 함정 9척, 공무선 1척이 대만 주변에서 활동하는 것을 포착했다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항공기 28대가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으며, 이에 대만이 이들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항공기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1월 20일 취임 이후 미 해군은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랄프 존슨’과 패스파인더급 해양조사선 ‘USNS 보디치’를 대만해협에 파견했다. 전문가들은 해군 함정 2척의 파견이 대만해협에서의 미국 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