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종전협정 시작 합의’…트럼프, 中 공산당 패싱

2025년 02월 14일 오전 11:58

WSJ “중국,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개최방안 제시”
트럼프, 중국 건너뛰고 푸틴과 직접 딜…“사우디서 만날 것”

미국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 가운데, 전쟁 중재자로 위상을 높이려 한 시진핑의 전략이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평론가 위안훙빙 전 베이징 법대 교수는 “우크라 전쟁 종전 협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미국과 러시아로부터 유리한 거래를 이끌어내려 했던 시진핑의 구상이 허사가 됐다”고 NTD에 말했다.

위안훙빙 전 교수는 앞서 이달 초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은 왕이(중국 외교부장)의 정세 보고를 토대로 우크라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중국에서 열자고 미국에 제안하도록 왕이에게 지시했다”고 전한 바 있다.

중국 내부 소식에 정통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와 관련한 보도를 뒤늦게 내놨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WSJ은 “중국이 우크라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베이징과 워싱턴 소식통에게 들었다”면서 “중국 관리들이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루트를 통해, 미-러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휴전이 성사되면 평화 유지 활동을 원활히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 1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당 소식에 관한 확인을 요청받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중국에 제안한 미-러 정상회담 방안에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이 배제됐으며, 또한 회담 장소는 중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중국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는지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전혀 실행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며 이후 푸틴이 미국을 방문하고, 자신이 러시아를 답방하는 형태로 회담 장소가 여러 번 옮겨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트럼프와 푸틴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종전 협상을 중재하면서 세계 평화를 이끄는 글로벌 리더의 모습을 연출하려던 시진핑의 꿈에 쐐기를 박는 발언이라는 게 위안훙빙 교수의 해석이다.

그는 “트럼프만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을 무시한 게 아니라, 러시아도 중국 공산당의 참여를 원치 않는다”며 “중국 공산당은 우크라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며 중-러 동맹을 과시했지만 트럼프가 복귀한 지금은 철저히 소외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훙빙 전 교수는 “트럼프가 협상 장소를 몇 차례 옮길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국은 전혀 그 후보지로 고려되지 않고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 전쟁 종전 협상은 중국 공산당과 완전히 무관한 사건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위안훙빙 전 교수는 “이러한 시진핑의 커다란 오판에는 왕이 외교부장(장관)의 책임도 있다”며 “왕이는 러시아와 푸틴에 대해 잘못된 평가를 내렸는데,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긴밀하게 연결된 이익 공동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시진핑은 왕이의 보고를 받은 후 푸틴이 우크라 전쟁 종전 협상에서 중국(공산당)과 동행할 것으로 판단해 미-러 회담을 중재하는 형태로 중·러가 미국을 상대하는 판을 짜려 했지만, 푸틴은 이런 구상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안훙빙 전 교수는 “러시아는 이제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카드를 늘리기 위한 움직임을 펼 것”이라며 “러시아가 중국 공산당에 매우 우호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트럼프의 제안을 받은 푸틴은 협상 테이블에 시진핑을 앉힐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