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중과 ‘군비 축소’ 회담 희망…핵무기 감축 추진할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3일(현지 시간) 중국과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군사비 지출을 줄이고 핵무기까지 감축하는 데 합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는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군사 장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각각 군사비에 투입하고 있는 자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언젠가 상황이 안정되면, 나는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만나서 ‘우리가 군사비로 거의 1조 달러를 쓸 이유가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는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유럽에서 심화하고 있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으로 초점을 전환하고자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군축’ 발언이 나왔다.
대통령은 첫 번째 초점 중 하나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 될 것이며, 세 나라가 각각 군사비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제안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 감축 또한 주요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핵무기를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세계를 50번, 100번이나 파괴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새로운 핵무기를 만들고 있고, 그들도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미국이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도 자국의 핵무기를 급속히 확장해 왔다. 트럼프는 향후 5~6년 안에 중국이 러시아, 미국과 대체로 비슷한 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계속해서 무기를 비축하는 대신, 세 나라가 군비를 축소하고 그 절감액을 훨씬 더 생산적인 다른 것들에 투자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핵무기가 사용되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아마도 완전한 파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러시아, 중국 간의 핵무기 통제 강화에 대한 희망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지난 1월 23일 세계경제포럼 화상 연설에서 트럼프는 비핵화에 대해 푸틴과 나눈 과거의 대화들을 언급했으며, 시진핑도 이 주제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가 없더라도, 트럼프는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 분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
그는 1월 27일 행정명령에서 ‘미국을 위한 아이언 돔’ 창설을 지시했다.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개선하고 초음속으로 이동하는 첨단 무기를 탐지하기 위한 우주 기반 센서를 설치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 기술적 요소들은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시작한 전략방위구상(SDI) 하에서 미국이 연구하고 개발했던 아이디어들과 유사하다.
SDI는 1986년 아이슬란드에서 레이건과 당시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각각의 핵무기 감축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을 때 둘 사이의 쟁점이 됐다. 완전한 비핵화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결국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의 일환으로 탄도미사일 비축량의 일부 감축에 합의했다.
미국은 트럼프의 첫 임기 중인 2019년 INF 조약에서 탈퇴했다. 당시 트럼프는 중국을 포함하는 새로운 3자 군비통제 체제를 요구했으나, 그의 첫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