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만나는 이재명, 비명계 인사들 릴레이 회담 갖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비명계(반이재명계) 대표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김경수 전 지사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다른 비명계 인사들과 회동할 것으로 점쳐진다.
12일 야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지사는 13일 국회에서 회동한다. 두 정치인의 만남은 당 통합 차원의 회동이라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이번 회동은 이재명 대표의 선제안으로 이뤄졌으며 두 정치인은 배석자 없이 회동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드루킹(댓글 조작) 사건’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돼 자동 탈당 처리된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달 말 복당을 신청해 최근 당에 복귀했다.
복당 이전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웠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후 친명계에서 ‘문재인 정부’에 탓을 돌리는 기류가 감지되자 이를 인식한 발언으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이를 비롯해 조기 대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자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한 친명계(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 계파 갈등을 깊어지고 있다.
당내 비명계 인사인 고민정 의원은 최근 한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망하는 길로 가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며 “지난 몇 년 동안 국회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것은 이재명 대표”라고 꼬집었다. 친명계 인사인 양문석 의원은 비명계 인사들의 이재명 대표 압박 공세에 “윤석열 내란폭동 세력과 피 말리며 싸우는 민주당에, 당대표와 싸우겠다고 나선 극소수의 민주당원”이라고 비하하면서 “당신들은 어디서 뭘 했는지 묻고 또 따지고 싶다”고 질타했다.
계파 갈등이 심해지자 수도권 4선 중진 박홍근 의원은 비명계를 향해 “지나친 비판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칫 당 내분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선지 당 안팎에선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지사 회동을 계기로 당 내홍이 수그러들길 기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재명 대표는 또 다른 비명계 인사인 임종석 전 실장과 김부겸 전 총리 등을 이달 안에 만나기로 했다. 현재 두 정치인과 이재명 대표의 회동 일정은 조율 중인 상태다. 두 정치인도 최근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일당체제’ ‘일극체제’ 등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 강원도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당이 단합하지 않으면 보수정당에 다시금 정권을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지사가 보여준 통합 행보는 박수를 받을 일”이라고 말했다.